이번 주 증시 전망
FOMC 의사록·잭슨홀 미팅…금리 인하 경로 주목
예상외로 급등한 생산자물가 충격 … 파월 연설 집중
러-우 종전 협상·트럼프 반도체 관세에 증시 변동성 ↑
이번 주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높다. 예상외로 급등한 생산자물가(PPI)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충격이 거센 가운데 7월 FOMC 의사록 공개와 잭슨홀 콘퍼런스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이번 주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회담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 합의 국면으로 이행할지, 트럼프 미 대통령의 품목별 관세 발표, 특히 반도체 과세 부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9월 금리 인하 신호 없을 듯 =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22일(현지시간) 예정된 잭슨홀 콘퍼런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11시에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캔사스시티 연은 주최 경제정책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의 올해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 : 인구, 생산성, 거시경제정책’이다.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의 △9월 금리인하 여부와 향후 통화정책 방향, 연준 독립성 발언, △최근 고용지표 논란 △트럼프 정책의 물가 및 실물경제 영향 등에 집중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CPI)와 PPI 결과도 확인한 그가 9월 FOMC 인하에 대한 가시적인 단서를 제공할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0.9% 상승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에서 4.9%로 상승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여부 관련 명확한 신호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공개될 8월 소비자물가와 고용보고서를 통해 물가와 노동시장 상황을 좀 더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경제 여건이나 금융시장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도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의존적인 연준의 성향을 감안하면, 파월 의장은 9월 FOMC까지 데이터를 확인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며 “잭슨홀 미팅 전후 변동성 확대는 대비해야 겠지만, 증시 방향성의 본격적인 재설정은 실제 9월 FOMC 이후가 될 가능성을 열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의 단기 반영 가능성과 함께 콘퍼런스 주제인 ‘노동시장 전환기’에 맞춰 8월 고용지표 해석의 가능성만 열어둔 채 확실한 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지 않을 수 있다”며 “파월이 중립적인 스탠스만 취하더라도 현재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추가 기대감보다는 이벤트를 앞둔 경계 심리 또는 관망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5회 연속 금리 동결 배경 분석 = 앞서 20일(현지시간)에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5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한 과정에서 △금리 인하 의견에 대한 주장 △경제활동 성장 둔화 평가 △트럼프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전망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는 연내 2회 금리인하를 예상(9월과 10월. 각0.25%p)하고 있다. 특히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85%로 높다. 시장에서도 9월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은 9월 금리인하에 대해 의견이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 시카고 연은의 굴스비 총재는 9월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이를 확신하도록 도울 수 있는 데이터가 좀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데일리 총재는 연내 2회의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트럼프 품목별 관세 발표 주목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추이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벤트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즉각적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오는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정으로 향한다면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에 크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율 상향 가능성도 주중 부담 요인이다. 기존 100%로 제시했던 반도체 관세를 200~300%까지 올릴 것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나는 다음 주나 그 다음 주 철강과 반도체 칩에 대한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관세 수준이)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고, 그러면 그들이 와서 건설할 기회를 주게 되고, 일정 기간 후에는 매우 높게 설정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 발언으로 지난주 금요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3% 급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0.40%)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0.29%) 지수도 맥을 추지 못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18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부과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 반도체, 의약품 등 여타 품목별 관세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품목별 공표된 관세율이 모든 국가에게 일률 적용될지, 기합의된 주요국들에 차별 적용될지도 관심이다.
미국 내 생산 시 면제, 최혜국 대우와 같은 예외 조항은 변함없겠지만,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 만큼 주중 예정된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 발표 이후 국내외 반도체주 주가 변화도 관건이다.
◆코스피, 미 물가·관세 우려에 하락 출발 = 한면 18일 국내 증시는 미국 물가와 관세 부담감이 다시금 커지면서 하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전 거래일보다 23.03포인트(0.71%) 내린 3202.63에 장을 시작한 코스피는 9시 26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39.97포인트(-1.24%) 내린 3185.69에 거래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4억원, 221억원 순매도 중이다. 개인은 805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1574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3.97포인트(-1.71%) 내린 801.29다. 지수는 전장보다 3.74포인트(0.46%) 내린 811.52에 개장했다. 이시각 현재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2억원, 217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547억원 순매수 중이다.
국내 증시는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 9월 미국 기준금리 향방, 국내 세제 개편안 관련 정부의 입장 등을 주시하며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물가 상승 가능성에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0원 오른 1390.0원에 장을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7.2원 오른 1389.2원에서 거래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