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CCTV·똑똑한 보안등’ 골목 안전↑
관악구 ‘무차별 범죄’ 예방하고 인식 개선
구청장부터 현장순찰, 1인가구엔 안심장비
“관악구 관제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구청장입니다. 현장 순찰 중입니다. 거리 상황이 잘 보입니까?” “잘 보이고 잘 들립니다.”
서울 관악구 서원동 순대타운 인근.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지능형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과 연결된 비상벨을 누르자 관제센터 근무자가 바로 응답한다. 구청장부터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골목길 안전을 다시 챙기기 위해 현장으로 나선 참이다. 지능형 CCTV는 이태원 참사 이후 설치한 장비다. 구 관계자는 “폭력이나 쓰러짐, 5분 이상 배회 등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순찰차가 출동한다”며 “서원동 골목에만 55대를 집중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19일 관악구에 따르면 구는 범죄 예방과 골목길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시금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을 비롯해 지역에서 잊을 만하면 무차별 범죄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박 구청장은 “범죄자가 관악구 주민도 아닌데 지역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며 “범죄 예방과 동시에 동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범죄 예방 사업 강화 방안 보고회를 열어 13개 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존 사업을 점검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총 69억원을 투입해 CCTV 등 장비와 시설을 확충하고 민·관·경이 함께하는 현장 순찰을 강화한다. 1인가구 안심장비 지원과 피해자 지원까지 총 4개 분야 25개 사업으로 동네와 주민들 안전을 챙길 방침이다.
CCTV는 서원동을 비롯해 지역 내 곳곳에 7036대까지 확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이 가운데 3420대는 지능형이다. 각종 사건·사고를 실시간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장치다. 구는 전체 CCTV를 지능형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기존에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선별관제를 고도화하는 ‘인공지능 기반 관제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연말까지 신림역 일대에는 이상행동을 감지하는 지능형 9대를 추가한다. 동시에 신림역에서 당곡사거리로 이어지는 이면도로에는 스마트 보안등 320대를 추가한다. 보행자가 지나갈 때 자동으로 켜지고 ‘안심이’ 앱을 이용하는 주민이 긴급상황에 휴대전화를 흔들면 관제센터로 즉시 신고가 접수된다.
순대타운 일대는 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한 안심골목길로 바꾸고 있다. 어두운 골목길에 비상벨과 반사경 등 전문가 자문에 따른 장치를 더하는 방식이다. 순찰차 정차 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주취·폭력 안돼’ 등 안심골목 안내문을 일상적으로 송출하면서 범죄심리 위축을 유도한다.
순대타운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밤 11시까지 영업하고 퇴근하면 12시나 새벽 1시가 되는데 골목이 환해 안심이 된다”며 “특히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잇달아 분위기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이밖에 혼자 사는 주민 가정에 안심장비를 지원한다. 현관문 안전장치, 스마트 초인종, 실내용 카메라 등이다. 정신건강 질환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 은둔·고립가구를 위한 일상회복 과정, 주민 호신술 특강 등도 진행 중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많은 주민들이 신림역 신림동에 대한 낙인효과로 힘들어 한다”며 “실효성 높은 예방 활동으로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