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유도무기 연구 해역 좌초 위기

2025-08-20 13:00:04 게재

안마도 유도무기시험장에 풍력단지 공유수면 점용허가 … 국방과학연 반대 의견 묵살

K-방산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첨단 국가 방산 연구단지를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논란이다.

20일 국방부와 영광군 등에 따르면 안마해상풍력은 4일 전남 영광군 안마도 서측 5㎞ 부근 해역에 대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았다. 해상풍력발전기(14㎿×38기), 전력케이블(내부망) 매설, 해상변전소 설치 목적이다. 점용 면적은 직접점용 167만7621㎡, 간접점용 1억1322만8733㎡다.

이 해역은 국내 유일의 국방연구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유도무기체계를 연구하는 시험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유수면 점용 허가에 따라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국방과학연구소의 해양 유도무기 연구는 일부 좌초된다. 방산업계는 유도무기 연구의 기술적 기반이 흔들려 K-방산의 세계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과학연구소는 해상풍력단지 조성으로 이 해역에서 유도무기 시험연구가 어려워져 우리 군 전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따른 공군 식별 장비 설치 등의 조건으로 동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전남지역 해상풍력단지(신안우이 해상풍력, 영광 안마 해상풍력)에 대해 △공군의 추가 레이더 설치 △해군3함대의 흑산도 기지 내 공군 레이더 설치 여부 등에 대해 영구 해소방안 이행계획을 요청했다. 레이더 설치 등의 조건이 이행되면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동의하겠다는 뜻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방위사업청 산하기관으로 행정절차상 군 협의 대상기관이 아니지만 해당 해역을 실 사용하고 있는 연구기관으로 부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안마도 유도무기시험장 폐쇄를 두고 군 내부 이견으로 영광군도 난처한 상황이다. 영광군은 안마해상풍력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내주면서 군 내부 합의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이후 1년 이내에 실시계획승인 신청을 해야 하는데 군 내부에서 합의를 해오지 않으면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안마해상풍력단지 조성은 현재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고 군 협의만 남아 있는 상태로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마해상풍력단지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국방과학연구소는 다른 해역으로 유도무기시험장을 옮기기 어려워 사실상 철수해야 한다. 앞서 충남 태안군에서도 석도 미사일 발사시설(시험장)을 조성하려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충남 태안군이 크게 부딪히며 대립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이 국가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마당에 주요 무기시험장을 폐쇄시키는 절차를 밟고 있는 군 내부 상황이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배·정재철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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