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상반기 실적 희비 갈렸다

2025-08-21 13:00:00 게재

고려아연 별도기준 매출 4조8500억

영업이익 고려아연 20% 증가 5392억

영풍 3년연속 영업적자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비철금속 제련업계에서 한때 동업 관계를 형성했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지표가 상반된 양상을 보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업황 부진을 겪으면서도 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재계 이목을 끌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7조6582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4335억원 대비 40.9%(2조2246억원) 증가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영풍의 상반기 매출 1조1717억원 대비 약 6.5배 규모다.

별도기준 격차는 더욱 현격하다. 고려아연 매출은 4조8500억원으로 3860억원을 기록한 영풍의 12배가 넘는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현격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의 경우 고려아연은 연결기준 5300억원을 실현하며 10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32억원 대비 16.9%(76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별도기준으로는 4480억원에서 5392억원으로 20.3%(912억원) 늘었다.

영풍은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겪고 있다. 영풍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431억원과 비교해 적자 규모가 3배 이상 불어났다. 별도기준 영업손실도 1,434억원으로 전년동기 -6억원 대비 적자가 245배가량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격차가 벌어진 배경으로 선제적 시장예측과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사업역량 및 경영능력의 차이를 거론한다.

고려아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구축하고 아연 및 연 정광에 포함된 극미량의 희소금속 10여종을 추출하는 능력을 확보했다. 회수율을 품목별로 20~30%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기술 혁신을 추구하면서 수익성 향상을 견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 전략광물인 안티모니 판매량은 226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1톤보다 29.9%(520톤) 증가했고 판매액은 306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안티모니는 난연성이 우수해 탄약, 미사일 등 방위산업의 핵심소재로 활용된다.

귀금속 실적도 준수하다. 은 판매량은 작년 1~6월 997톤에서 올 상반기 1035톤으로 3.8%(38톤) 늘고 판매액은 1조869억원에서 1조5193억원으로 39.8%(4324억원) 증가했다. 금 또한 상반기 판매액이 3270억원에서 7732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가 올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아 악재로 작용했다.

아연괴 생산량이 지난해 상반기 11만6799톤에서 올해 같은 기간 6만9880톤으로 40.2%(4만6,919톤) 줄어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1~6월 석포제련소의 평균 가동률은 34.9%로 전년동기 58.4% 대비 23.5%포인트(p) 급락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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