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미 국채 수요 핵심될 것”

2025-08-21 13:00:02 게재

베센트, 국채매입 확대 기대

재무부 단기채 발행 강화

미국 재무부가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배경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수요 확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월가 관계자들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대규모로 미국 단기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국채 발행 전략을 단기물 위주로 조정하고 있다는 평가다.

베센트 장관은 테더(Tether), 서클(Circle)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과 접촉하며 향후 발행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논의는 재무부가 향후 수개월간 단기 채권 발행을 확대하는 데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수요의 새로운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발행 비중을 단기물에 두는 데 확신을 보였다고 한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금리 전략 책임자인 제이 배리는 “베센트 장관과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국채 수요의 새로운 원천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기 채권 발행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1대1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단기 국채와 같은 초안전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행보는 지난 7월 의회를 통과한 ‘지니어스법(Genius Act)’과도 맞물려 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이 초안전·초유동성 자산으로만 뒷받침되도록 규정했으며, 여기에 미국 국채가 포함된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니어스법 통과는 스테이블코인 혁신을 촉진하고 단기 국채 수요를 확대할 중요한 계기”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500억달러 수준으로 29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다. 그러나 베센트 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향후 몇 년 내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행사들이 1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 국채 등 고품질 자산을 대거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급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베센트 장관이 암호화폐 산업을 국채 수요 기반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백악관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시스템의 한축으로 편입시키려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재무부는 올해 들어 은행, 자산운용사, 헤지펀드와의 접촉 빈도를 크게 늘렸으며, 국채 수요에 대한 우려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국가 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재무부가 새로운 수요처를 찾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테더와 서클 측은 이번 논의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거부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양현승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