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창원도서관
로봇·인공지능 기술 체험하며 독서 즐긴다
로봇, 장서 점검하고 도서 운반·책 읽어주고 공연도 … “지역 주민들과 함께 미래 설계”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은 책 읽는 공간을 넘어 첨단 기술과 로봇이 어우러진 체험형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책담’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 이후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을 꾸준히 도입하며 이용자와 소통해 왔다. 또한 층고가 높은 개방적 공간을 갖춰 가족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 창원도서관 1층 로비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로봇이었다. 가장 먼저 만난 로봇은 ‘누리봇’이다. 누리봇은 댄싱로봇들과 함께 공연을 하며 무대를 진행하는 사회자 로봇이다. 주말마다 열리는 댄싱로봇들의 공연은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으로 공연 시간엔 무대를 지켜보는 어린이와 가족들로 붐빈다.
◆스마트 코딩 로봇 ‘에듀봇’ 등 인기 = 이날 도서관 곳곳을 누비며 안내하는 안내 로봇 ‘라봇’도 만날 수 있었다. 라봇은 시설 안내와 도서 검색, 사진 촬영까지 가능하다. 도서를 검색하면 해당 도서가 있는 위치까지 안내를 해준다. 교육용 로봇인 스마트 코딩 로봇 ‘에듀봇’은 다양한 교육용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린이들은 책을 읽어주는 로봇 ‘아띠봇’도 좋아한다. 아띠봇은 부엉이 형태의 책을 읽어주는 로봇으로 전용 도서를 인식해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들려준다. 누구나 자유롭게 대여해 도서관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날도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아띠봇을 이용해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책 운반과 장서 점검도 로봇들의 몫이다. ‘나르미 로봇’은 책을 운반하는 로봇이다. 로봇의 서랍을 열고 반납할 책을 넣으면 로봇이 책을 정리하는 곳까지 이동한다. 이날 나르미 로봇은 도서관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르미 로봇은 총 3대로 서랍에 책을 넣을 수 있는 서랍형과 선반 형태로 돼 있어 책을 올려둘 수 있는 선반형이 있다. 책을 운반해야 하는 사서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로봇 및 첨단 기술에 익숙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2층에서는 장서 점검 로봇을 만날 수 있었다. 이용자들이 없는 야간 시간에 서가 사이를 다니며 장서를 점검하고 혼자 스스로 충전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잘못 비치된 도서의 위치 데이터를 사서에게 전달하면 사서가 해당 도서를 제자리에 정리할 수 있다. 사서가 일일이 장서를 점검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또한 도서관 1층에는 최대 20권을 한 번에 반납할 수 있는 스마트 반납기를 설치했다. 어린이책을 많이 대출하는 가족에게 특히 유용하다.
도서관 외부에는 24시간 운영되는 무인반납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무인반납시스템의 경우, 반납을 하면 도서들이 자료실별로 자동으로 분류돼 사서들이 책을 정리하는 데 효율적이다.
◆포용적 서비스에도 주력 = 이 외에도 1층에는 3D 홀로그램 전시가 운영되고 있었다. 계절마다 콘텐츠를 바꾸는 초대형 디지털 스크린, 가상현실(VR)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를 갖춘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세상의발견’이라는 스크린 지도에서 각국의 정보와 함께 관련 도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AI 기반 북큐레이션 서비스도 마련돼있다. 청소년북스 청춘북스 부모북스 실버북스 등 연령별 주제별 큐레이션으로 ‘나만의 발견 서가’를 제공한다.
아울러 창원도서관은 포용적 서비스에도 다양한 기기를 도입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2024년 국립장애인도서관의 독서보조기기 지원 사업에 선정돼 ‘장애인 정보누리터’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화면 낭독 소프트웨어, 특수 키보드 등 다양한 독서 보조기기가 마련돼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등이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특히 나르미 로봇을 이용한 ‘즉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검색대에서 책을 검색해 신청하면 사서에게 알람이 뜬다. 이후 사서가 해당 도서를 찾아 나르미 로봇에게 맡기면 나르미 로봇은 이용자의 위치로 해당 도서를 배달해준다.
이 외에도 창원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고 있다. 1일에는 ‘올빼미 별밤 북캉스’를 열었다. 원하는 이용자들은 누구나 밤 12시까지 도서관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즐겼다. 어린이와 가족들은 무인 피아노의 연주를 감상하고 다양한 책들을 필사하기도 했다. 게임 등 다양한 활동도 마련됐다.
황둘숙 관장은 “책담 공간을 신축하면서 새로운 도서관 개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이용자들의 제안을 받았다”며 “여러 고민 끝에 로봇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도서관으로 방향을 잡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 소속 27개 도서관 대표 = 창원도서관은 ‘창조적 성장, 문화적 생동, 미래를 선도하는 도서관’을 비전으로 경남교육청 소속 27개 공공도서관을 대표하는 정책도서관으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27개 공공도서관장 회의를 주최해 현장의 의견을 경남교육청에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조율한다. 20년 넘게 이어온 독서공모전 ‘경남독서한마당’을 주관하며 학생을 포함해 시민들과 함께 독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원도서관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간인 ‘꿈담’을 조만간 개축할 예정이다. 꿈담은 디지털 혁신과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아울러 꿈담 개축과 함께 3개의 분산된 건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황 관장은 “창원도서관은 경남교육청 도서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꿈담 개축 후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도서관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창원=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