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이재명정부 교육이 정말 궁금하다

2025-08-22 13:00:01 게재

역대 정부 중 지금처럼 교육정책이 덜 조명된 적은 드물다. 정권교체기마다 늘 교육은 설왕설래가 잦았다. 그런데 이재명정부 들어 교육은 대체로 잠잠하다. 말도 많았고 앞으로 탈도 있을 걸로 보이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를 ‘교육자료’로 격하한 것이 유일하다. 좋은 일일 수 있다. 전임 정부의 정책을 뒤집곤 했던 역대 정부의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듯 해서다.

그럼에도 의아하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123개 국정과제 중 교육 분야는 5개로 축약적이다. ●지역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양성 ●인공지능(AI) 디지털 시대 미래인재 양성 ●시민교육 강화로 전인적 역량 함양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 ●학교 자치와 교육 거버넌스 혁신이 그것이다. 제목만 봐서는 잘 모르겠다. 세부 계획이 담긴 책자를 공개하지 않아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 세부도면은 정말 중요하고 국민도 알아야 할 내용이다.

현 정부의 ‘교육 마도로스’는 아직 함선에 오르지 못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국어교사 출신이다. 대통령실은 40년 교육전문가라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학생을 가르친 경력이 짧다. 필자의 계산이 옳다면 9년 정도다. 1953년생인 그는 전교조 활동과 해직을 반복하면서 교문 밖 삶을 더 살았다. 물론 세종시 교육감을 세 번 역임해 행정에 밝을 것이다. 다만 세종시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도 학생수도 가장 적은 곳이다.

최 교육장관 후보자 흠결 어떻게 넘을까

최 후보자는 교육적이지 않은 ‘이력’이 있다.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집회시위법 위반, 음주운전이다. 후보 지명 후 외유성 해외 시찰과 연이어 불거진 부적절한 과거 발언은 부담이다. 그중에서도 음주운전은 큰 부담이다. 2003년 벌금 200만원을 물었다. 그런 그가 교원 인사권을 쥔 교육감을 세 번 연임한 것은 의아하다.

교사는 5대 비위, 즉 성적(成籍) 조작, 금품수수, 횡령, 아동폭력, 음주운전 흠결이 있으면 교감이나 교장이 될 수 없다. 특히 음주운전은 치명적이다. 교장은 교감으로, 교감은 교사로 강등된다. 최 후보자가 그런 규정을 추상(秋霜)같이 지키면서 11년간 교육감직을 수행했는지 궁금하다.

대통령실은 윤석열정부의 박순애 교육부장관 사례를 방패 삼으려 했는지 모른다. 박 전 장관은 음주운전 이력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교육계가 들끓었지만, 윤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박 장관은 ‘음주’ 흠결을 의식한 듯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만 5세 취학’ 카드를 꺼냈다가 35일 만에 옷을 벗었다. 그런 기억이 생생한데 대통령실이 최 후보자를 간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충청권 인사 배려 원칙일까, 음주운전은 별 허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일까.

최 후보자는 지명 직후 언론에 “마음이 무겁고 무섭고 두려운 느낌이다. 솔직히 좀 어리둥절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럴 것이다. 교육감과 교육부 수장은 자리가 다르니 말이다. 그는 ‘고등교육’이 약점이다. 국정기획위는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포함한 지역인재 양성 과제를 내놓았다. 대학 경험이라곤 공주사범대를 다닌 게 전부인 것 같은 그가 대제(大題)를 풀어갈 능력이 있을지 역시 궁금하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구현이 쉽지 않은 난제다.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지역에도 많이 만들어 지역균형을 꾀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선언적 의미로 봐야 한다. 5년 임기 내 실현은 어림없다. 재정·연구·교육·입시·문화·환경·일자리 등 그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게 없다. 거창한 ‘레토릭’에 앞서 거점 국립대의 방만함과 게으름을 도려내는 일이 더 시급하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세부계획에 이런 방안을 담았는지도 궁금하다.

첫 난관 넘어도 산적한 난제 풀 능력 의문

최 후보자는 건너야 할 강이 많다. ‘음주운전’이 22년 전 일이기는 하나 업(業)이 업인 만큼 수용성이 다르다. 교단의 정서는 냉랭하다.

첫 강을 건넌다 해도 유보통합, AI 인재양성, 교육격차 해소, 의대 정상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고등교육 재구조화, 평생학습의 강이 기다린다. 전교조 출신인 그는 한쪽 성향이 강하다. 교육은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 두 날개를 힘차게 저어야 비상(飛翔)할 수 있다.

다시 궁금하다. 정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정말 실력이 출중한가.

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