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인재 채용 질주 멈췄다

2025-08-22 13:00:02 게재

수십억달러 투입 인재확보

이젠 내부 조직 개편 돌입

메타플랫폼스가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수개월간 공격적 채용을 이어간 끝에 결국 고용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50명 이상의 AI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영입한 직후 채용을 동결하고 내부 재편에 착수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채용 중단은 AI 조직 전반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메타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연구를 위한 ‘TBD 랩’ △AI 제품 개발 △인프라 구축 △장기 탐구 연구 등 네 개 팀으로 재편했으며, 기존 범용일공지능 팀인 ‘AGI 파운데이션’은 라마(Llama) 모델 성과 부진으로 해체했다. 일부 팀원은 최근 퇴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사내 이동 제한도 병행됐다. 메타 측은 “신규 인력을 영입한 뒤 연례 예산과 조직 계획을 반영하는 기본 절차”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메타는 스타트업 핵심 인력을 빼오는 ‘리버스 어콰이어(reverse acquihire)’ 방식까지 동원하며 업계 인재 전쟁을 주도했다. 일부 연구자에게는 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고, 한 인재에게는 최대 1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파격적 제안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라마 모델 공개 이후 직접 인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애플, xAI, 앤트로픽 등에서 총 50여명이 메타로 옮겼으며, 저커버그는 심지어 이메일과 왓츠앱 메시지를 통해 직접 영입 제안을 건넸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타와 구글의 급증하는 주식보상 비용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능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인재 확보를 위한 과도한 지출은 혁신적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뚜렷한 결과 없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킬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지난해 스케일AI 공동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140억달러에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전 깃허브(Github) CEO 냇 프리드먼,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공동창업자 다니엘 그로스 등도 합류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수한 채 전개된 인재 쓸어담기가 결국 내부 정비와 투자자 불안을 불러온 셈이다. 메타는 이번 인력 동결의 기한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AI 경쟁 구도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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