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숨은 강자’ 암페놀, 최대 실적 예고

2025-08-25 13:00:03 게재

M&A·현금력·AI 특수

삼박자로 최근 89% 급등

1932년 라디오 소켓 제조로 출발한 암페놀(APH)이 AI 시대 핵심 기업으로 변신하며 최근 4개월 주가 89% 급등을 기록했다. 코네티컷 월링포드에 본사로 두고 40여개국에서 자동차, 비행기, 휴대폰, 의료장비 및 AI를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전기 및 데이터용 케이블, 센서 및 모든 종류의 커넥터를 제공한다. 전자 연결 솔류션(인터커넥트) 분야 세계 정상에 오른 암페놀은 창업 이후 줄곧 성장의 궤도를 이어왔다. 공식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매출은 연평균 11% 늘었다. 성장 동력은 AI·5G 인프라 수요와 전략적 인수·합병, 그리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다. 2024년 잉여현금흐름은 22억달러, 2025년 2분기에는 분기 기준 11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시장 분석은 2027년까지 48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5년 2분기 실적은 매출 57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81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56%, 8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도 25.6%까지 뛰어 올랐다.

암페놀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2024년 1월 칼라일 항공우주·방위산업용 인터커넥트 부문을 인수하며 연간 9억달러 규모 매출을 확보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의료기기 커넥터 전문업체 라이프싱크를 편입했다. 2025년 2월에는 컴스코프의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을 105억달러에 인수, DAS 시스템을 포함한 무선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추가해 13억달러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8월에는 방산 고품질 커넥터업체 트렉슨을 10억달러에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사실상 세계 인터커넥트 시장의 전방위적 지배력을 구축하는 셈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은 암페놀 성장의 또 다른 축이다. 고성능 서버를 뒷받침하는 커넥터와 케이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AI 솔루션 부문 매출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시장 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암페놀은 단 한 번도 연간 이익이 감소한 적이 없으며, 최근 20개 분기 중 수익 예측을 빗나간 경우도 두 차례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GPU 연결 제품 등 첨단 반도체와 직접 맞닿은 사업을 보유한 점도 강점이다. 전 세계 AI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암페놀은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드문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주가는 4개월간 89%, 올해 들어서만 60% 급등해 현재 109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올해 매출은 42% 늘어난 216억 달러, EPS는 3.08달러로 60% 성장이 예상된다. 이번 3분기 매출은 54~55억 달러, EPS는 0.77~0.79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다.

다만 최근 가파른 상승은 부담 요인이다. 주가수익비율(P/E)은 43배로 5년 평균 29배, S&P500 평균 22배를 크게 웃돌며 고평가 구간이다. 경쟁사로는 TE커넥티비티, 앱티브가 꼽힌다. 애널리스트 35명 중 30명이 ‘매수’를 권고하며 시장 평균 목표주가는 116달러로, 현 주가 대비 5~6%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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