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성지 탑골공원을 지켜라
종로구 장기판 정리
시민 안전 확보 주력
1991년 사적 354호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3.1만세운동 도화선이 된 역사적인 장소지만 지금 모습은 다르다. 노년층 여가·사교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후 음주와 고성방가, 노상 방뇨,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급기야 지난 6월에는 칼부림 사건까지 발생했다.
종로구가 탑골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나섰다. 구는 독립운동 정신이 깃든 탑골공원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 모두 쾌적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질서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종로구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유산 보호, 시민 안전 확보, 노년층 복지 세가지 가치를 우선 고려했다. 무질서하게 펼쳐진 장기판부터 자진 철거하도록 했다. 장기판과 의자를 정리하고 환경 미화도 병행했다. 구는 “장기판 정리를 계기로 각종 무질서 행위가 크게 줄었고 공원 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탑골공원 내 공공질서가 회복되면서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안전사고 예방과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등으로 일대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경찰과 손잡고 합동 단속도 일상적으로 진행한다.
공원 북문 앞 복지정보센터에는 활동가가 상주한다. 무료 급식이나 복지 서비스 등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공원에서 장기와 바둑을 즐기던 시민들은 인근 서울노인복지센터 분관에 있는 장기·바둑실과 휴게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기미독립선언서가 울려 퍼진 탑골공원은 독립운동 성지”라며 “민족의 소중한 기억과 교훈을 간직한 공간을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