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7월 PCE 물가…트럼프 관세 시행·한미 정상회담 주목
잭슨홀 미팅 효과로 글로벌 증시 추가 랠리 전망
소비자물가·고용지표 결과 따라 변동성 위험 대비
한국 증시, 2차 상법 개정안·금통위 줄줄이 대기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 잭슨홀 미팅 효과로 추가 상승 랠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비자물가와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은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 증시는 한미 정상회담과 2차 상법안 개정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이벤트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7월 PCE 물가, 전월 대비 상승 예상 =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안감을 해소하며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추가 랠리 등 위험자산 선호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8월 유로 제조업 PMI지수가 50.5로 3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중국 상하이지수가 AI 정책 기대감 등으로 10년래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미국 이외 지역 경기회복 조짐 등도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한층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 이번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물가 상방 위험과 고용 하방 위험이 공존하는 만큼 연준이 신중한 정책조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7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와 8월 고용보고서 및 소비자물가(CPI)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때문에 7월 PCE 가격지수는 더 중요해졌다. 29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헤드라인 PCE는 지난 6월 전년 동월비 2.6%로 2개월 연속 반등 후 같은 수준이 예상되며, 전월대비로는 6월 0.2%에서 반등이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 4월 전년 동월대비 2.5%에서 6월 2.8%로 2개월 연속 상승한 후 이번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전월 대비로는 6월 0.3% 수준과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
28일(현지시간)엔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다. 지난 2분기 속보치가 전기비 연율 3.0%로 1분기 -0.5%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가운데 이번에는 비슷한 수준 또는 소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품목별 관세 발표…엔비디아 실적 주목 =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5일 2주 내 반도체 관세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 반도체, 의약품 등 여타 품목별 관세가 공개될 가능성 있다. 또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인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변경할 것이라고 계획한 날짜인 27일, 실제 시행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30일 행정명령을 통해 발표한 소액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소액면세 제도(de minimis) 규정이 29일 00:01분부터 폐지될 예정이다.
이번 주에 또 주목할 이벤트는 엔비디아의 실적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속에서도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목표가를 상향하는 가운데 실제 실적 및 대중 수출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AI 산업에 거품이 끼었으며 “AI 기업들의 가치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 매수가 여전히 합리적인지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 수출전망과 향후 가이이던스도 중요해졌다. 지난 22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 TSMC의 방문을 앞두고 취재진에 “중국에 H20 칩의 후속 칩을 공급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대화 중”이라며 “(공급 여부를) 알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 규제에 맞춰 중국 시장용 저사양 AI 칩 H20을 판매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돌연 불허했으나 H20 판매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 재개 허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당국이 보안 우려가 있다며 돌연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H20 칩 사용 제한 지침을 내렸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상반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하청업체에 H20 작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고 재고 소진에 우선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실적 궤도에 불확실성이 끼어든 만큼 이번 실적 발표회에서 향후 가이던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 = 국내에서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25일 한미 정상회담이 고유의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상법 개정안 등 대형 이벤트도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마스가 프로젝트 포함), 자동차 관세율 인하 등 지난 7월 말 타결된 한미 상호 관세 협상에 대한 후속 논의를 진행하는데 그 내용의 구체화가 중요하다. 이에 더해 반도체, 의약품 등 개별 품목 관세율 협상이 의제로 등장할 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의 불공정 계약 논란이 발생했던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원전 협력 논의 여부가 국내 주도주인 원전주의 단기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으로 판단.
28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 대해서 시장은 금리 결정과 수정 경제 전망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과 5월 0.25%p씩 기준금리를 2.50%로 낮춘 후 7월 동결한 가운데 이번 경기부진 대응과 금융안정 부담 사이에서 고민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팽팽하다. 국내 확장적 재정 기조와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를 근거로 당초에는 25bp 인하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한은 총재가 부동산 가격의 추세적 안정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에는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하는데,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큰 폭 하향 조정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로 유지한 이후 이번 상향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발 훈풍에 코스피·코스닥 상승 출발 = 25일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41포인트(0.83%) 오른 3195.14로 거래를 시작한 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7.40포인트(0.55%) 오른 3186.13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938억원을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91억원, 32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137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2.45포인트(1.59%) 높은 794.96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일보다 9.15포인트(1.17%) 오른 791.66으로 개장한 뒤 상승 폭을 서서히 키워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6억원과 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은 500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2원 내린 1385원에 장을 시작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 중반대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한 상태다. 현재 97.897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확인된 파월의장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달러화 약세 심리를 강화시키겠지만 잇따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달러화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며 “달러화 지수 기준 96~98 수준대에서 박스권 흐름이 유지, 원달러환율은 1360~1400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