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낙동강 물분쟁 해결 시급
집중호우 등으로 반복적으로 침수돼 … 울산시민 물공급, 대구 취수원 이전 등 과제 산적
여름철 집중호우 시 반구대암각화가 반복적으로 침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연댐 수문 설치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반구대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울산 울주군 반구천(대곡천) 일대에 있는 두 개의 암각화) 중 일부다. 반구대암각화는 약 7000년 전 선사시대 바위그림이다. 한반도 선사시대 삶과 예술이 생생히 담긴 유산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래사냥 장면이 새겨져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6일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세계유산인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울산 대구 등 지역 간 상호 협력과 함께 낙동강 수계 전반의 물 문제도 원만히 합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구대암각화는 올해 7월 12일 세계유산 등재 이후에 내린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환경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연댐 방류량을 평소(하루 20만㎥)보다 2배 이상 늘리는 등 다양한 조치를 실시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구대암각화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늘 침수 위협에 놓여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평균 151일 동안 물에 잠겼다. 반구대암각화는 사연댐 상류 4.5km 지점 해발 53~57m 높이에 있다. 사연댐의 상시만수위(평상 시 유지하는 최고 수위)는 60m다. 때문에 집중호우 시 댐 상류 지역 수위가 올라가면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연댐 수문 설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연댐을 철거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수문 설치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지역 주민들의 물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면 울산시는 하루 4만9000톤의 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는 울산 시민 일평균 사용량의 13.5%에 해당한다. 더욱이 울산에 물을 공급하기로 한 대구 운문댐 문제가 30여년간 지속된 낙동강 물 분쟁과 얽혀 답보상태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도 함께 해결돼야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도 속도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장관은 26일 낙동강권역 신규댐 후보지 4곳도 찾았다. 낙동강권역 신규댐 후보지 4곳은 △용두천댐 후보지(경북 예천군, 홍수조절) △감천댐 후보지(경북 김천시, 홍수조절) △운문천댐 후보지(경북 청도군, 용수전용) △회야강댐 후보지(울산 울주군, 홍수조절) 등이다.
김 장관은 올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신규댐의 홍수·가뭄 예방 효과와 지역 수용성에 대해 정밀하게 재검토하겠다”며 “댐 후보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지역과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댐 추진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