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가는 정청래· 조국…지선 후 노린다

2025-08-28 13:00:04 게재

정 “야당 없어 내란척결”

조 “자숙? 내 역할 아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에 대한 강경노선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조 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민주당 등의 ‘자숙 요구’에 대해 “정치인 조국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반기 정국운영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도 현재의 입장과 노선을 유지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에는 야당이 없고 극우 세력만 득세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정부 성공과 내란 종식, 내란 척결을 위해 더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역대급 성공적인 외교이고, 국민적 평가도 매우 후하다”고 평가한 뒤 “사실이 이러함에도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이 된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치지 않는가 보다”라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어 “마치 ‘우리가 나라를 망쳤으니 너희도 나라를 망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처럼 어떻게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그렇게 평가절하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들은 개전의 정(범죄자가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태도)이 없어 보이고, 개전의 정이 없으니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고문단 등 일각에서 여야 협치 구도를 위해 강경 일변도의 대야 대응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답으로도 읽힌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를 향해 “윤석열에 대한 탄핵도 잘못이고, 헌법재판소의 파면도 잘못이고, 비상계엄 내란은 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라며 답변을 촉구했다. 그는 “정치는 말로 싸우는 말의 향연장으로, 말로 싸우지 않고 칼로 싸우거나 몸으로 싸운다면 정치를 정치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라며 “국회에서 무고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려 했던 세력과 과연 대화가 가능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나를 죽이려 했던 자들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대화할 수 있을까”라며 “나의 대답은 NO(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3대 특검이 진행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내란 척결과 국민의힘의 전향적 입장이 전제되지 않는 한 협치구도는 어렵다는 것이 당원과 지지층의 입장이고 정 대표는 여기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은 “정 대표는 계파나 의원집단 보다는 이슈파이팅 등을 통해 지지를 키워온 인물”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의 결속을 이어갈 핵심의제로 ‘내란 척결’을 정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여야 대표단이 만날 수는 있지만 여야간 협치구도 복원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정청래 대표의 완고한 입장이 당내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방향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장동혁 대표는 선거전을 혐오와 국민 편 가르기로 승리했다”며 “앞으로도 여야 관계가 썩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조 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조 국 원장은 특별사면 이후 부산·양산을 방문한데 이어 광주·담양·고창·전주·익산 등을 찾았다. 조국혁신당이 정치적 거점으로 상정하고 있는 호남권 지방선거 전략 일부를 내비쳤다. 그는 26일 KBS 인터뷰에서 시의원·구의원·군의원 등 기초 단위에서는 민주당과 경쟁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당 후보가 더 지역 친화적이고 주민 밀착적 정책을 갖췄는지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일각의 ‘자숙 요구’에 대해 “자숙을 하는 게 정치인 조국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를 위한 좋은 충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조국혁신당을 만든 주역으로서 조국혁신당을 더 활성화하고 조국혁신당의 비전과 정책을 가다듬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 국이 국민의힘 좋은 일을 시키겠냐”며 “그런 걱정 염려하지 마시고 극우 정당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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