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사상최대 매출에도 성장 우려

2025-08-29 13:00:06 게재

중국 매출 40억달러 감소

데이터센터 성장세 둔화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열풍을 바탕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지만, 기대에 못 미친 데이터센터 실적과 다소 평이한 전망 탓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엔비디아는 7월 분기 매출이 467억달러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핵심 부문인 데이터센터 매출은 411억달러로 1년 전보다 56% 증가했지만, 월가 전망치(413억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순이익은 264억달러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을 540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매출 +78%, 데이터센터 +93%)와 올해 1분기(매출 +69%, 데이터센터 +73%)의 폭발적 성장세에 비하면 이번 분기의 증가율은 확연히 둔화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가까이 하락했다.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2분기 연속 기대를 밑돈 데다, 중국 H20 칩 매출이 40억달러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AI 산업 전반의 급성장이 엔비디아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더욱 강력한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대량의 엔비디아 칩을 사들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간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3조~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엔비디아가 이 중 최대 7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주가는 4월경 95달러 선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중 무역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랙웰 칩 성능을 30~50% 낮출 경우 중국 판매를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엔비디아는 이에 부합하는 칩의 승인을 요청 중이다.

한편, 황 CEO는 기존 243억달러에 이어 6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에 이어 내년도 ‘기록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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