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고비 넘겼던 권성동, 다시 위기

2025-08-29 13:00:02 게재

전 정부 ‘원조 윤핵관’에서 구속 기로에 서

권성동 “문재인정권 때도 무죄로 결백 입증”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때도 자진 출석

‘원조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또다시 체포 기로에 섰다. 윤석열정부에서 실세로 통했던 그가 정권 교체 이후 다시 한번 정치생명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8년 문재인정부 당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고비를 넘겼던 권 의원이 이번 김건희 특검 수사에서도 기사회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 의원은 김건희 특검에 대해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를 주장하며 강원랜드 때와 마찬가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자진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건희 특검은 권 의원이 지난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 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김건희 특검은 27일 권 의원을 소환해 13시간 넘게 조사한 뒤 28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2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특검은 충분한 자료 검토도, 대질 신문도 생략한 채 ‘묻지마 구속영장’을 졸속 청구했다”면서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치적 결정이고, 특검에게 수사란 진실 규명이 아닌 야당 탄압을 위한 흉기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도 같은 방식으로 저를 기소했지만, 결국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결백을 입증했다”면서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의원은 지난 2012~2013년 강원랜드에 부당한 압력을 넣어 지인 등을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조사 이후 모두 무혐의 처리됐으나 2018년 초 ‘수사 무마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한창 ‘적폐 청산’에 열을 올리고 있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원랜드 채용비리가 ‘적폐 중의 적폐’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검찰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방침을 밝히자 권 의원은 “청와대를 의식해 법률가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출세에 눈이 멀어 검찰권을 남용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권 의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로 위기를 맞았으나 불체포특권을 포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자진출석했다.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기각됐고,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된 재판은 1심 2심 대법원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지며 권 의원의 정치 생명에 타격은 없었다.

과거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권 의원은 이번에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라며 “그럼에도 저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 과거에도 내려놓았듯, 이번에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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