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민생의 시간’… 성장동력·지역현안 살핀다

2025-09-01 13:00:01 게재

야당과 협치-각종 개혁 등 시험대 … “여야 지도부 회동 조율중”

“9월 한 달 불태울 것” … 대통령실, 당정 검찰개혁 갈등설 진화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의 추를 ‘민생’으로 옮긴다. 성장동력 찾기와 지역현안 등 국민 어려움 살피기에 나서며 “9월 한달을 불태울”(우상호 정무수석) 예정이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치, 검찰개혁을 놓고 여권 내 이견조율 등의 정치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내각의 남은 퍼즐인 교육·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국면도 주시 대상이다.

이재명 대통령, 강릉 경포대 인근 식당 가뭄 피해 상황 청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시 경포대 인근 식당을 방문해 가뭄으로 인한 상인들의 피해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민생회복과 경제성장을 위해 9월 한달을 완전히 불태울 생각”이라면서 “그런 의미로 강릉에 다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달 30일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오봉저수지를 찾아 가뭄 현장을 살폈다. 우 수석은 “여독이 안 풀린 상황에서 민생현장부터 챙긴 것을 보며 힘드실텐데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생의 어려움이 큰 만큼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민생 돌보기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전날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도 국정기조 관련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은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9월 내내 빼곡한 민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일단 2일 국무회의에선 국가 성장전략을 집중 논의한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보고를 하고, 이날 회의는 국민들에게 생중계된다.

이어 4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K-제조업 대전환’ 방안을 다룬다. 주 후반에는 ‘K-바이오 혁신 간담회’를 열고 바이오산업을 반도체와 함께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규제 개선과 지원 방안이 논의된다. 대통령이 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는 ‘타운홀 미팅’도 재개된다.

다만 민생·경제에 집중하겠다는 기조와는 별개로 정치적 난제도 헤쳐나가야 할 전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 등 여야 지도부 회동이 협치 관련 1차 시험대다. 이 대통령은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장 대표 등과의 회동 추진을 직접 지시한 바 있다. 반면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1대1 대화를 요구 중이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은 “(1대 1 대화 등) 그런 것을 포함해 물밑에서 조율중”이라면서 “잘 될 것이다. 조만간 만나기 위해 조율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당정간 이견이 새어나오고 있는 데 대해선 적극적으로 수습해 가며 검찰 개혁 의지를 강조 중이다. 우 수석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로 당정대가 합의를 이뤘고 이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라면서 “기관(중수청)을 법무부 밑에 두냐 행안부 밑에 두냐 이런 건 사소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총론에 대해 당정이 합의한 것이 중요하지 그 외 각론은 조만간 정리될 잔가지라고 밝힌 셈이다.

다만 우 수석은 “(검찰개혁) 문제를 토론하면서 인신공격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정상외교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지율 상승세의 동력을 얻은 만큼 9월 한달은 민생과 성장동력 살피기에 집중하며 기반을 더욱 다져나갈 전망이다. 9월 말 이후에는 다시 국제 다자외교는 물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 정세에 대한 외교적 대응이 다시 중요해지는 국면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1일 양성평등주간이 시작된 데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사회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많은 영역에서 구조적 차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게 불합리한 제도는 과감히 개선하고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아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혐오와 차별 대신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모두가 존중받고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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