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드론작전사령부 실전에 도움되나
2023년 9월 한국군은 공중 무인기(드론)의 공격과 방어를 전담할 목적의 국방부 직할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했다. 그런데 이는 지구상 유일한 경우라고 한다.
미국 중국 등 상당히 많은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물론이고 전쟁에서 드론을 대거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한국군의 드론작전사령부와 같은 사령부를 창설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는 특정 전구의 위협에 대항한 주요 전력들을 공중, 지상 및 해상 구성군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직접 운용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일 것이다.
드론은 그 목적에 따라 각 군 구성군사령부 예하 부대의 부대장이 여타 전력과 함께 운용해야 한다. 국방부 직할 합참의장이 지휘 감독하는 드론작전사령부 전력은 전시 군의 실정을 고려한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인 운용이 곤란하며, 평양에 드론을 침투시킨 2024년 10월의 경우처럼 평시 고위층의 입맛 충족을 위해서만 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드론은 고가의 재래식 항공기 크기에서 저가의 소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적의 드론 침투에 대항한 방어와 드론을 이용한 적진 침투는 각 군 구성군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다음과 같이 해야 할 것이다.
공중전력 분리 운영, 제대로 된 대응 어려워
적의 대형 드론 침투에 대항하고자 하는 경우 한국군은 육군 해군 공군의 항공기, 지대공미사일, 공대공미사일, 함대공미사일과 같은 공중 전력을 단일 지휘관이 통합적으로 지휘 통제할 수 있도록 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군은 저고도 방공은 육군이 중고도 및 고고도 방공은 공군이 담당한다. 공중 전력을 해상과 지상으로 분리 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공중 전력을 고도별 또는 지역별로 분리 운용하는 경우 영국군 육군과 해군을 중심으로 항공기를 해상 상공과 지상 상공으로 분리해 운용한 결과 독일공군 폭격기들이 런던을 자유자재로 공습할 수 있었던 1차세계대전의 경우가 재현될 것이다. 다시 말해 대형 드론과 같은 적의 공중 전력에 제대로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공중우세(Air Superiority)가 확보되지 않으면 적진 침투 과정에서 대형 드론이 적의 방공전력에 상당히 취약하다. 이 같은 이유로 공중우세 확보 능력이 없는 국가들은 적을 겨냥하여 저가의 소형 드론 운용을 선호한다.
문제는 이들 소형 드론이 적의 전자전 능력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소형 드론을 전자전 교란 방식으로 매달 1만대 정도 요격했다. 단위 부대가 전자전 능력을 구비하게 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군의 소형 드론에 대항할 수 있도록 보병 소대가 전자전 무기를 휴대하게 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하여 한국군은 전자전 수단을 군의 각 제대들에서 구비하게 해야 할 것이다.
대형 드론이 적진을 침투하려면 공중우세 확보가, 공중우세를 확보하려면 우수한 공군 전력이 필수적이다. 공중우세가 확보되면 대형 드론이 아군측 유인기 전력의 능력을 배가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하여 대형 드론은 유인기와 더불어 공군이 통제해야 할 것이다.
소형 드론은 적의 표적을 확인해 신속하고 정확히 타격하게 해주는 수단으로서 주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군은 육군 해군 공군 모두 적진을 타격할 수 있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군의 경우 소형 드론으로 적을 타격한다는 것이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다.
드론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 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야전군들은 적의 표적을 식별해 타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소형 드론을 이용해 30분에서 3~5분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타격 효과를 대거 개선할 수 있었다. 의도하는 효과 달성에 필요한 타격 횟수를 대거 줄일 수 있었다. 이는 이 같은 목적으로 야전에서 소형 드론 운용이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의미한다.
드론의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인 운용을 어렵게 하는 조직이란 사실을 고려해 드론작전사령부의 지속 유지 여부를 신중히 재고해야 할 것이다.
권영근
국방개혁연구소 소장
한국국방연구원 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