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2032년까지 슈퍼사이클 진입

2025-09-03 13:00:04 게재

골드만삭스 “양쯔장·나무라 저평가 수혜”

한국 대형 조선사들도 실적 개선 기대감

조선업이 2032년까지 이어질 장기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허버트 루 애널리스트는 환경 규제 강화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총 441만 CGT 규모의 신조선 발주가 1조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26%는 탈탄소 규제, 48%는 교체 수요, 26%는 교역량 증가에서 비롯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09~2012년 사이 건조된 선박들의 수명이 20년을 넘기는 2029년 이후 교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벙커유 선박의 비용 경쟁력은 2028년까지 유지되겠지만, 운영 비용이 친환경 추진 선박보다 불리해지는 2035년 이후에는 친환경 발주로의 전환이 가속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장기 사이클의 핵심 수혜주로 중국의 양쯔장조선(SGX:BS6)과 일본의 나무라조선(TSE:7014)을 꼽았다.

양쯔장조선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그리고 업계 평균을 웃도는 배당수익률을 강점으로 제시됐다. 특히 컨테이너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수주 확대와 효율적 비용 구조로 향후 ROE가 20%대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나무라조선은 벌크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골드만은 목표주가 기준 30% 이상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두 기업 모두 EV/EBITDA가 5배 안팎으로 글로벌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뚜렷하다.

반면 한국의 대형 조선사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 크다. 현대중공업의 EV/EBITDA는 약 25배, 삼성중공업은 15배, 한화오션은 4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양쯔장조선(약 4.9배)이나 나무라조선(약 5.0배)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표면적으로는 고평가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현재 한국 조선사들의 영업이익률과 ROE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ROE는 각각 한 자릿수 중후반~10%대 초반에 머물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EV/EBITDA가 유지되는 것은 향후 실적 개선을 선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즉, 수익성이 회복되고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이 늘어날 경우 현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업황 전망을 반영해 한국 조선사 주가에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삼성중공업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현대중공업은 수익성 개선 기대가 뚜렷해 각각 15~20%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밸류 부담이 크지만 방산과 친환경 선박 기술력이라는 전략적 강점이 있어 장기 성장성 차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제시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양현승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