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준석, 극우 vs 공정 프레임 대결

2025-09-04 12:59:59 게재

‘2030 남성 극우화’ 논쟁

지선 겨냥 지지층 결집 의도

조 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30 세대 극우화’ 논쟁으로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극우’ 대 ‘공정’ 프레임을 내세우며 각자의 지지층 결집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조국혁신당 조 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이 대표는 조 원장의 발언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우호세력이고,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같은 ‘극우’로 묶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3일 제62회 방송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건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4일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조 원장은) 관심 받기 위해 2030과 국민의힘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 지지층에게 ‘우리는 국민의힘 까고 2030 까는 당이다. 그러니까 우리를 다른 세력으로 보지 마시고. 나중에 지방선거 때 우리가 민주당과 경쟁하는 후보를 내더라도 이거 다 민주당을 위한 거니까 우리 욕하지 말라’라는 밑밥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논쟁은 조 원장이 지난달 중순 한 인터뷰에서 “2030 남성이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며칠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일수록 극우 청년일 확률 높다’ ‘20대 남성 3명 중 1명은 극우…20대 여성보다 1.5배 높아’라는 2건의 기사를 링크하며 ‘2030 남성 극우화’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국 전 대표는 왜 2030을 극우로 몰아가는 것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학교에서 몇 개월 간의 단기 연수로 배워온 정치 방법론 치고는 너무 저열하고 수준이 낮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표창장 위조와 대리 시험, 인턴 증명서 날조는 사실이고, 그 사실을 비판하는 젊은 세대에게 꽁해서 아무리 느낌적 느낌으로 극우 몰이해 봐야 아무 것도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30 남성의 극우화 주장에 맞서 조 원장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공정성’을 내세우며 역공을 취한 셈이다. 조 원장이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8개월 만에 출소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불공정’ 프레임에 가두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 원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올려 “2030 남성 전체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일부의 극우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마치 제가 세대 전체를 비난한 것처럼 공격하는데, 독해력부터 좀 길러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극우는 불평등을 먹고 자란다. 불평등하고 소외됐기 때문에 내부의 적을 만든다”며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극우 정당’으로 규정하고 “극우 정당과 세력은 반드시 소멸시켜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보수 진영에 대한 ‘극우’ 프레임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3일 “조국 전 대표가 추하게 변명하면서 또다시 독해력 운운하며 가르치려고 들고 있다. ‘일부’ 같은 소리로 빠져나가려면, 그 자체로 별 의미가 없는 소리를 한 것”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든 극우적 행태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그 행동을 비판하라. 2030을 극우랑 엮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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