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후 이상징후 심각…각종 기록 경신

2025-09-04 13:00:03 게재

기상청, 기후 특성 원인 분석 결과 … 4월부터 기상가뭄 중인 강원영동 강수량 평년의 34.2%

‘짧은 장마와 이른 더위, 무더위와 집중호우 반복’.

올 여름 기후 특성 분석 결과다. 평균기온 25.7 ℃로 역대 1위, 서울 열대야일수 46일로 1908년 관측 이래 최다 등 각종 기록을 경신하면서 전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았다. 또한 지난 4월부터 기상가뭄이 나타난 강원영동지역의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최악 가뭄’ 강릉 각 지역으로 향하는 생수들 3일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에 쌓인 각 읍면동으로 지원될 생수들이 쌓여있다. 강릉지역은 연일 최악 가뭄으로 상수원이 말라가 제한 급수를 강화하는 실정이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평년보다 2.0℃ 높았다. 또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 ℃)보다 0.1 ℃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다. 평년은 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더위가 발생했다. 6월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2주가량 전국 일평균기온은 1위(각 해당일 기준, 7월 4일은 2위)를 기록했다. 7월 8일에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40 ℃ 이상으로 오르는 등 한여름 날씨를 보였다.

장마철 기간이 짧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하위 5위). 강수량은 619.7㎜로 평년(727.3㎜) 대비 85.1%로 덜 내렸다. 강수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또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해 올해 장맛비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일찍 끝났다. 제주도는 6월 12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19일에 장마철이 시작돼 평년보다 각각 7일 6일 4일 빨랐다. 제주도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되었고 장마철 기간이 각각 15일과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4월 19일부터 기상가뭄이 지속 중인 강원영동 지역 강수량은 232.5㎜로 평년(679.3㎜)의 34.2% 수준을 보였다. 강수일수 역시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었다.강릉 대관령 등 13개 지점에서는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8월 하순 전국 평균 기온도 27.8 ℃로 평년보다 3.9 ℃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다른 지역은 정체전선과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으나 강원영동은 태백산맥으로 인한 지형효과로 강수량이 더욱 적었다”며 “또한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우세해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8℃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1위는 2024년으로 24.0℃를 기록했다. 6월은 19.3℃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3℃ 낮았다. 하지만 6월 말부터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에 따른 일사량 증가로 7월은 24.6℃, 8월은 27.5℃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각각 1.3℃, 1.1℃ 높았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지역별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여러 극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여,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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