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럽 가전매출 5년 내 2배 달성”
류재철 본부장 사업전략 발표 … 현지 맞춤형 제품·질적성장 사업구조 강화
“유럽 맞춤형 제품전략으로 5년 내 매출 2배, 유럽 1위 가전브랜드로 도약하겠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유럽 가전사업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 가전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유럽 가전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달한다. 2030년까지 연평균 4.1%씩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북미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해외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전자의 전략은 고객요구를 세심히 반영한 맞춤형이다. 이번 IFA에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고효율, 디자인, 편의성 등 유럽 현지 맞춤형 제품군을 대거 내놓는다
세탁기, 바텀 프리저냉장고, 세탁건조기는 유럽연합(EU) A등급보다 에너지를 각각 70%, 40%, 10% 적게 쓰는 제품으로 모두 업계 최고 효율을 갖췄다.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냉장고 단열을 강화하는 등 유럽향 제품의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다. 인공지능(AI)과 모터,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 기술력을 결합한 ‘AI 코어테크’도 더 고도화했다.
고효율 기술을 확대 적용해 ‘고효율=LG’ 공식을 유럽시장에 각인시킨다. 세탁기 제품군에서는 이미 A등급 이상 판매비중이 95%가 넘는다. 냉장고 또한 2027년까지 A등급 이상 제품 판매량을 올해 대비 2배로 키울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질적성장도 강조했다. 그는 “유럽 가전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B2B, D2C(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Non-HW(소프트웨어·서비스) 등 수요와 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B2B 영역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대규모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우선 유럽이 좁은 가옥구조를 고려해 빌트인가전을 집중 육성한다. LG전자는 유럽 내 빌트인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높여 약 2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상위 5위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LG 빌트인’을 중심으로 빌트인가전사업을 재편한다. 빌트인사업 운영 국가도 현재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위주에서 서유럽 북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수요가 높은 상업용 세탁가전 ‘LG 프로페셔널’도 유럽에 출시한다.
D2C 분야에서는 온라인브랜드샵(OBS) 매출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려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로 육성한다. OBS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전용모델도 늘린다.
Non-HW는 AI홈 플랫폼을 본격 사업화하고 이를 B2B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 먼저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씽큐 온’(ThinQ ON)과 이와 연동되는 ‘LG IoT 디바이스’를 한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역별 특화 B2B용 AI홈도 준비 중이다. 북미에서는 임대사업자를 위해 건물 내 가전, 에너지 사용량 등을 관리해주는 기능을, 유럽과 중동에서는 홈오토메이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주거단지에 공급하는 AI홈 패키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전 분야에서도 초프리미엄 빌트인브랜드 ‘SKS’ 외에도 더 저렴한 가격대 매스 프리미엄 브랜드 ‘LG 빌트인’의 제품군과 출시국을 확장하며 가격선택의 폭을 넓힌다.
한편 LG전자는 IFA 2025를 계기로 유럽시장에 ‘LG 씽큐 AI’ 서비스를 본격 출시한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