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 인력 25% 감축

2025-09-05 13:00:02 게재

유가하락·비용상승 구조조정

생산원가 배럴당 2달러 올라

미국 3위 석유·가스 생산업체 코노코필립스가 최대 25% 인력을 줄이는 초대형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전 세계 직원 1만300명 중 2600~3250명을 연말 전까지 해고할 계획이다.

코노코필립스 대변인 데니스 누스는 “대부분의 감원이 올해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경쟁력 확보(Competitive Edge)’라는 내부 프로젝트 일환이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자문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영상 메시지에서 “석유 배럴당 생산 비용이 약 2달러 상승해 회사가 경쟁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조직을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통제 가능한 배럴당 생산 비용은 2021년 11달러에서 지난해 13달러로 올랐다.

회사는 오는 9월 중순 새로운 조직 구조와 경영진 구성을 공개하고, 2026년까지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지시간 4일 오전에는 타운홀 미팅을 열어 직원들에게 세부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유가 하락세가 이번 감원의 주요 배경이다. 올해 들어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가격은 약 11% 떨어졌다. OPEC과 러시아가 공급을 확대하면서 미국 업체들이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노코필립스의 2분기 순이익은 20억달러로 코로나19 초기인 2021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용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마라톤오일 인수 효과로 10억달러 절감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추가로 10억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및 마진 개선 기회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석유업계 전반의 위기감을 반영한다. 올해 2월 미국 셰브론은 전 세계 직원의 15~20%에 해당하는 약 9000명 감원을 발표했고, 서비스 업체 SLB와 영국 BP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뉴욕증시에서 코노코필립스 주가는 감원 소식이 전해진 3일 하루 만에 4.5% 급락하며 95.11달러까지 밀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과 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메이저 기업들도 버티기 힘든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양현승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