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야당 통해 들리는 국민 목소리 많이 들을 것”

2025-09-08 14:21:19 게재

여야지도부 오찬 회동 … 정청래-장동혁, 웃으며 첫 악수

“공통공약 시행하자” 제안 … 여야 중재자 역할도 자임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야당은 정치집단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한다”면서 “야당을 통해 들리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 역시 국정운영의 파트너로서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악수하는 여야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악수하는 여야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8일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두 대표의 모두발언을 들은 뒤 마지막으로 모두발언을 하며 “(야당을 통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서서 국정에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소 지론을 밝히면서도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가 너무 과하게 부딪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아니면 특정한 이익을 위해서 하는지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오해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소통을 통해서 오해를 최대한 많이 제거하고 극복할 수 있는 차이들을 최대한 극복해서 간극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여야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야당도 국가의 주요한 국가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통공약같은 거는 좀 과감하게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외교 문제에 관한 한 여야를 가리지 않는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한일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우리가 다투되, 경쟁은 하되, 우리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을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조겠다”면서 “그러면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이후 장 대표와 별도로 비공개회동을 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22일 민주당 김병기 당시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색국수 회동 후 78일 만이다.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오찬 전에는 이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정 대표와 장 대표가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악수를 거부해 왔다는 점에서 이 장면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당 오찬 회동에는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민주당에서 한민수 대표 비서실장과 박수현 수석대변인, 국민의힘에서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과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 단독 회동에는 각각 우 정무수석과 박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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