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 매입 행진 이어가…10개월 연속 증가

2025-09-09 13:00:26 게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 달러보다 안전한 금 주목

지정학 리스크 ↑… 미국 국채보다 금 더 보유

중국 인민은행이 10개월 연속 금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열풍으로 인해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려진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달러화 자산의 장기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유 자산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외환감독당국은 8월 말 기준 금 보유량이 7402만온스로 7월 대비 6만온스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7일 코멕스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639.8달러를 기록, 올해 들어 37.9% 상승했다.

중국의 8월 금 보유액은 전월 대비 99억달러 증가한 2538억달러로, 국가 전체 외환 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3%p 상승해 역대 최대치인 7.64%를 기록했다.

골든크레디트레이팅의 수석 거시경제 분석가인 왕칭은 7일 중국 국영매체 증권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현재 적정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중국의 공식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평균인 약 15%보다 작다.

왕칭은 지속적인 금 매입은 위안화의 신뢰성을 높이고 신중한 국제화를 위한 유리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스캣 캐피털의 거시경제 전략가인 타비 코스타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미국 국채보다 금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최근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글로벌 재조정 중 하나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계금협회(WGC)는 2분기 전 세계 공식 금 보유량이 166톤 증가했으며, 2022년 이후 3년 연속 연간 매수량이 1000톤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협회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중앙은행의 95%가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9년 연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조사에 응한 중앙은행의 43%는 금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은 유로화를 제치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준비자산이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러한 변화는 가속화됐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 절반 가까이가 동결되면서 러시아 경제에 충격을 줬고 이와 동시에 미국 달러 보유의 취약성이 부각됐다.

그 이후로 많은 중앙은행들은 보유 자산의 안전성을 재평가하며 ‘궁극의 통화’이자 안전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렸다. 골드만삭스 리서치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가 5배나 늘었고, 정부 수요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금 가격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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