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수산업, 25년간 17조 유치
글로벌 억만장자, 7조원 투자
인간의 수명 연장을 연구하는 미국의 장수산업이 지난 25년간 125억달러(17조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억만장자들은 7조원을 투자했고, 최근엔 유명 과학자와 배우들도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항노화 및 장수 연구가 단순한 실험을 넘어 본격적인 산업 생태계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장수산업(longevity industry)은 현재 200여개 스타트업과 비영리 단체, 약 1000명의 투자자로 얽힌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장수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WSJ이 공시 등을 분석한 결과 25년간 이들 억만장자가 장수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50억달러(6조9000억원)에 달한다.
대표적 투자자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러시아 출신 벤처 투자자인 유리 밀너, 글로벌 벤처 투자자 앤드리슨 호로비츠 공동 설립자 마크 앤드리슨 등이 있다.
피터 틸은 12개 기업에 7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틸은 가상화폐 거래소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2021년 세포 노화를 늦추는 연구를 하는 ‘뉴리밋’을 공동 창업해 지원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9명이 넘는 억만장자로부터 2억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샘 올트먼은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스타트업은 노화 세포를 재생하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
WSJ은 “억만장자 투자자들 덕분에 학계 변두리에 있던 장수 연구가 이제는 대중문화의 주류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