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네이버, 전자상거래 새판 짠다
컬리·롯데유통군과 손잡아 … 상호 협력통해 공급망 공유·인공지능 활용, 반 쿠팡연대 결성
네이버를 중심으로 반 쿠팡연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약한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체는 네이버와 손잡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전자상거래업체는 네이버를 이용해 소비자와 밀접도를 높인다. 네이버 역시 다양한 사업자와 함께 유통분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9일 네이버는 서울 종로 네이버스퀘어에서 ‘네이버 커머스 밋업’을 열고, 대형 파트너와 중소상공인(SME)을 아우르는 ‘단골력’ 중심 커머스 전략을 공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축으로 넷플릭스(콘텐츠) 컬리(장보기) 우버 택시(모빌리티) 등과 협업을 확대하고 재구매와 충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와 컬리는 사용자 반복구매와 정기구독 비율이 높은 장보기플랫폼 멤버십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를 선보인다.
컬리와 협업으로 네이버에서도 새벽배송과 컬리 자체상품과 단독상품 구매가 가능해진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네플스) 경쟁력 또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장보기 영역에선 컬리와 손잡아 소용량·필요시점 장보기를 지원하고, 멤버십 이용자는 2만원 이상 무료배송 혜택을 받는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우버 택시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연계를 준비 중이며 9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예고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장보기는 매일 하지만 잘하기 어려운 활동”이라며 “상품이 좋아야 하고, 내가 원하는 걸 추천받고 싶고, 바쁠 때는 집 앞에 와 있었으면 좋겠다는 다양한 바람이 있다. 양사가 완전히 새로운 장보기를 해보자고 시작한 파트너십이 컬리N마트”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컬리에 입점한 판매자들만이 컬리 새벽 배송 인프라를 통해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네이버 다양한 판매자들에게도 서비스를 개방할 것”이라며 “더 많은 판매자들이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때 전달할 수 있도록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컬리 새벽 배송 공급망을 네이버 판매자들에게 제공해 완벽한 냉장·냉동 배송까지 동일하게 보장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판매자도 컬리와 같은 품질 배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사의 협업은 컬리가 가진 독보적 상품 구비역량과 안정적인 물류시스템, 네이버가 보유한 폭넓은 사용자 층과 개인화 기술·마케팅이 서로 융합돼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 유통군도 최근 네이버와 인공지능(AI) 쇼핑 마케팅 환경·사회·지배구조(ESG)등 4개 분야에서 전략적 업무 제휴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회사는 AI 분야에서 쇼핑과 상품기획(MD) 운영 경영지원 등 4대 분야별 에이전틱 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이전틱 AI는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자율형 AI를 뜻한다. 앞서 롯데 유통군은 지난달 에이전틱 AI를 기업 운영 전반에 접목해 조직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 자동화를 구현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 실현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쇼핑 분야에서는 영향력이 큰 네이버 플랫폼 생태계와 연계해 소비자를 위한 혜택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마트·슈퍼, 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적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세븐일레븐 등 롯데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네이버 퀵커머스 서비스 ‘지금배달’과 연계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 AI 광고 솔루션(NCLUE)을 활용해 시장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ESG 분야에서는 네이버 플랫폼에서 성장한 우수 판매자 오프라인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슈퍼 등 롯데 유통군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네이버가 3월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는 5월부터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을 거주지나 생활 반경 인근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1시간 이내에 배달해 주는 지금배달 서비스도 여러 유통사와 협업해 전개하고 있다. GS25와 GS더프레시, CU,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대표 기업들이 이곳 플랫폼에 입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