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매매도 경매도 ‘찬밥’
2분기 거래량 546건 35%↓, 서울 경매 낙찰률 7.1% … 수급불균형·투자감소 원인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얼어붙었다.
매매량이 대폭 줄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량은 546건, 거래금액은 2271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대비 모두 감소했다. 하락폭은 수도권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10일 부동산플래닛의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총 546건으로 전분기(842건) 대비 35.2%, 전년동기(988건) 대비 44.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량을 회복했던 지난해 1분기(1011건) 이후 5분기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거래금액은 2271억원으로 전분기(3702억원)와 전년동기(4242억원) 대비 각각 38.7%, 46.5% 하락했다.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전용면적당 가격은 평균 3.3㎡(평) 당 1586만원으로 전분기(1576만원)보다 0.6% 상승했다. 전년도 같은 분기(1610만원)에 비해 1.5%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은 경매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과잉 공급으로 수요 대비 물량이 급증하면서 경매 낙찰률(입찰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1년 새 반토막 났다.
부동산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낙찰률은 1년전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줄었다. 7월 서울 지식산업센터 낙찰률은 7.1%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보다 절반 이상 하락했다. 경매에 나온 13건 중 한건만 낙찰된 셈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낙찰률은 38.3%에서 20.1%로 떨어졌고 인천도 66.7%에서 30.4% 으로 반토막 났다.
경매는 여러차례 유찰을 반복하다 결국 감정가의 30% 수준까지 내려가 낙찰되고 있다. 경기 김포시 구래동 ‘샹보르영무파라드김포한강’의 건물면적 75㎡짜리 매각 물건은 네번의 유찰 후 감정가(3억1300만원)의 30% 수준인 9408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의 ‘고양삼송한강듀클래스’ 115㎡짜리도 두번 유찰을 거쳐 감정가(4억9300만원)의 54.77% 수준인 2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거래량과 거래금액 낙폭은 지식산업센터 거래가 집중된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서 크게 나타났다. 2분기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480건, 거래금액은 2080억원으로 각각 전체의 87.9%, 91.6%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전분기(754건, 3419억원) 대비 각각 36.3%, 39.2% 하락했다. 전년 동기(898건, 3933억원)와 비교하면 46.5%, 47.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식산업센터 전용면적당 가격은 평균 2332만원으로 전분기(2777만원) 대비 16.0% 하락하며 수도권 전체 추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자치구 중에서는 성동구의 평당 가격이 379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3263만원), 영등포구(2462만원), 금천구(2091만원), 강서구(2058만원) 등이 뒤따랐다.
지식산업센터는 도심이나 신도시 지구에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공장과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형 건물을 말한다. 2009년까지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다 2009년 법률 개정으로 지식산업센터로 바뀌었다. 사무빌딩은 내부에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없지만 지식산업센터는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직원용 거주시설(기숙사)를 지을 수 있다.
저금리 시기에 집값이 오르던 2020~2022년 공급이 집중 확대됐다. 분양 또는 매입 가격의 약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아파트를 대체할 투자처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으로 수요가 급감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과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수요 감소가 맞물린 결과로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금리 인하 여부와 정책 변화에 주목해 거래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