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예상에 월가 ‘상승’ 베팅
CNBC, 금융주를 최대 수혜주 꼽아 … 골드만삭스, 달러 약세 등 3대 위험 경고
금융주 랠리 전망과 금·채권 시장의 격랑이 맞물리는 복잡한 국면에서도, 증시 상승 모멘텀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임박하면서 금융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수석 전략가는 “연준의 정책 전환이 금융주에 우호적인 국면을 열 것”이라며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윈은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 은행 대출 수익성이 높아지고 거래 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단기 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반면, 장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낮아진 금리는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동시에 투자은행 부문은 거래량 증가로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굿윈은 오는 17일 연준이 기준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시장도 이미 선물 지표를 통해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금융업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고 있어 투자자들이 방어주이자 성장주로 동시에 주목하는 업종이다. 굿윈은 “AI 거래 등 새로운 성장 동력까지 더해진다면 금융주의 역할은 단순한 수혜를 넘어 시장 전반을 견인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는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세 가지 요인에 경고음을 울렸다. CNBC는 골드만삭스 전략가 크리스찬 뷸러-글리스만의 9일 보고서를 인용해 “위험자산 충격, 장기채 약세, 달러 하락이 시장의 3대 리스크”라며 노동 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재부상을 지적했다.
실제 8월 신규 고용은 20만2000명으로 집계돼 예상치 7만5000명을 밑돌며 경기 둔화 신호를 보냈다. 국채 금리는 한때 5%에 근접했으나 최근 4.7%대로 낮아졌고, 골드만은 오히려 금 가격이 2026년 온스당 4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지역별 주식시장 전망은 ‘중립’으로 유지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TACO(Trump Always Chicken Out) 트럼프’로 불리는 예측불가한 정책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변동성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미국 투자 리서치 기관인 울프 리서치는 “관세, 연준 독립성 논란, 경기 부양책 등이 단기 변동성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증시 랠리를 꺾기에는 힘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부양책은 노동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평가다. 울프는 연말까지 정책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증시는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 수석 전략가는 “단기적으로 거래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연말까지 강세장을 전망한다”며 “특히 기술주, 통신, 금융,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업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 스토리가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10일 보도에서 바클레이즈와 도이체방크가 기업 실적 강화, 미국 경제의 성장 탄력성, 인공지능에 대한 낙관론을 근거로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