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미성년자 유괴 시도에 학부모 불안

2025-09-11 13:00:39 게재

보름사이 서울·인천·경기·제주서 5건 신고

학교 ‘주의’ 가정통신문 … 경찰 집중 순찰

최근 보름 사이에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유인 미수 사건이 5건이나 발생하면서 학부모를 비롯해 사회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들 모두 하굣길 오후 시간대 발생하자 일선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낯선 차에 타지 마라”고 안내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불안이 확산되자 경찰도 등하굣길에 경력을 집중배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서부경찰서는 전날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서구 평리동 시장 안에서 초등학생 B양에게 접근해 “짜장면을 먹으러 가자”며 유인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B양 팔을 잡아끄는 등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모습과 피해 아동이 이를 벗어나 자리를 피하는 모습 등이 찍힌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성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도 초등학생을 유인해 끌고 가려던 3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9일 오후 2시 40분쯤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170m 떨어진 도로변에서 초등학생 D양에게 구경거리를 보여준다며 “알바할래?” 등의 말로 유인해 차에 태우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때 D양이 거부하며 차량 번호를 보려고 하자 C씨는 곧바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해 3시간여 만에 C씨를 긴급체포했다. 회사원인 C씨는 과거 추행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서부경찰서도 지난 9일 오후 4시 38분쯤 인천 서구 청라동의 도로에서 한 중학생에게 차를 탄 채 접근해 “태워주겠다”며 말을 건넨 60대 E씨를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로 붙잡았다. 학생은 당시 학교 주변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E씨는 “달리기를 하는 학생이 힘들어 보여서 도와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서울 관악구에선 60대 남성이 학원에 가던 초등학생에게 “애기야 이리 와”라며 손을 낚아채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일에는 경기 광명시에서 10대 고교생이 8세 여학생을 아파트 단지에서 유괴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있었다. 피의자는 오후 4시 20분쯤 피해 아동의 입을 막는 등 범행을 시도했으나 울음을 터뜨리자 달아났고, 경찰에 붙잡혀 ‘성범죄 목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20대 남성 3명이 차를 타고 초등학교 주변을 맴돌며 초등학생들을 유괴하려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유괴 미수 의심 범죄가 잇따르자 교육당국과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 등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교육지원청과 유치원,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유괴·실종 예방교육을 실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인근 CCTV 사각지대를 점검하라고도 주문했다.

경찰도 등하굣길에 경력을 집중배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의 경우 10월 12일까지 5주간 서울시내 609개 초등학교에 대해 범죄 예방 종합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등하굣길에 경찰서와 기동순찰대 소속 경찰관을 집중 배치하고 녹색어머니회, 자율방범대 등 민간과도 협업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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