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미성년자 유괴시도에 경찰 총동원령

2025-09-12 13:00:03 게재

초교 6천곳 등하교 시간에 5만5천명 배치

지구대·파출소·기동순찰대·교통경찰 투입

경찰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미성년자 대상 유괴 시도가 잇따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초등학교와 통학로 주변에 경찰관 5만5000여명을 투입한다.

경찰청은 1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등하교 시간대에 맞춰 전국 초등학교 6183곳 주변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예방 순찰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먼저 전국 초등학교 6183곳 등하교 시간대에 맞춰 어린이들의 통행이 많은 학교 인근, 주요 통학로 주변에 경찰관을 집중 배치한다.

전국 지구대·파출소 소속 지역경찰 4만8347명, 기동순찰대 2552명, 교통경찰 3152명, 학교전담경찰관(SPO) 1135명 등 총 5만5186명이 동원된다. 필요한 경우 형사·경찰 기동대까지 투입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방침이다. 특히 아동안전지킴이, 녹색어머니, 자율방범대 등 아동보호인력과 치안협력단체와 협력해 합동 순찰에도 나선다.

이들은 순찰과 함께 장시간 정차해 있는 차량이나 어린이 주변을 배회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는 등 수상한 사람을 발견할 경우 검문검색에도 나선다.

경찰은 또 각 지방자치단체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와도 협업해 등하교 시간대 거동 수상자나 범죄 의심 상황을 모니터링해 유사시 신속 대응에 나선다. 아울러 범죄예방진단팀(CPO)을 중심으로 학교 주변과 주요 통학로 일대에 범죄 취약·위해 요소를 정밀하게 진단·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경찰은 미성년자 범죄 관련 신고는 ‘코드1’ 이상으로 접수할 방침이다. 경찰 112신고 대응은 코드0~코드4까지 크게 5개로 분류된다. 이중 코드0과 코드1은 모두 ‘최단 시간 내 출동’을 목표로 하는 긴급 상황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은 각 시도 교육청 등과 협업해 학생·학부모 대상 교육·가정통신문 등으로 유괴·납치 예방 수칙을 안내한다. 예방 수칙으로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돈·간식·선물 등 받지 않기 △낯선 사람 차량에 타지 않기 △의심 상황 발생시 112신고 등이 있다.

통학로 주변 ‘아동안전지킴이집’과 ‘실종예방 사전등록 제도’도 홍보한다. 경찰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협의해 아동안전지킴이도 410명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현재 아동안전지킴이는 전국 1만811명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경찰은 어린이 대상 약취·유인 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 역량을 집중하고, 유사 사건 발생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신속히 검거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관내 1373개 학교와 학부모 78만명을 대상으로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긴급 스쿨벨은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 공동 구축한 온라인 긴급 알림 시스템으로 범죄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 정보와 대응 요령 등 관련 내용을 ‘e알리미’ 등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서울시도 약 36만명에 달하는 관내 초등학생 전체에 ‘초등안심벨’을 무상 보급하기로 했다. 초등안심벨은 아이들이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 장비다. 키링처럼 책가방에 달 수 있고 긴급 상황 발생 시 검은색 버튼을 한 번 누르면 100㏈ 이상의 날카로운 경고음이 나온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잇따른 납치·유괴 시도 보도를 거론하며 “국민이 큰 우려를 가진 만큼 신속하고 철저한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보도가 늘어난 것인지, 실제 사건이 늘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는 과잉 대응하는 게 대응을 하지 않는 것보다 100배는 낫다”며 “말 아닌 실천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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