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반이스라엘 시위 격화
사이클대회 조기 종료
이스라엘 “스페인의 수치”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반대하며 이스라엘 국적 팀 ‘이스라엘–프리미어 테크(Team Israel–Premier Tech)’의 참가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경기 도중 코스에 난입하며 대회를 방해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낙상 사고까지 발생해 선수들 안전이 위협받았다.
이날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하려 했으나, 시위대는 쓰러진 펜스를 바리케이드 삼아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는 경찰과 충돌해 최소 22명의 경찰이 다쳤으며, 참가자 2명이 체포됐다.
부엘타는 프랑스의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이탈리아의 ‘지로 데 이탈리아(Giro d’Italia)’와 함께 세계 3대 도로 사이클 대회로 꼽힌다. 총 3151km를 21개 구간으로 나눠 3주 동안 진행되는 장거리 대회다. 그러나 올해는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스페인 전역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경기 코스가 여러 차례 단축되거나 변경되기도 했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이날 말라가에서 열린 사회당 집회에서 “팔레스타인과 같은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스페인 국민들에게 감탄한다”며 시위대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선수들에게도 존경을 표했지만 해당 발언은 부엘타가 중단되기 몇 시간 전에 나온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산체스 총리와 그의 정부는 스페인의 수치”라며 “그의 선동적 발언이 시위를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오는 19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체스 대회에서는 주최 측이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에게 국기 없이 출전할 것을 요구했고, 반발한 이스라엘 선수 7명이 기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