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참사 트라우마로 심리상담 급증

2025-09-15 13:00:31 게재

5년간 3배 증가…올들어 20명 사망

인력난에 상담사 1명이 470명 담당

상당수 경찰관들이 참사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5년동안 심리상담을 받은 경찰관이 3배 가량 증가했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심리 치유 기관인 경찰청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인원은 지난해 1만6923명(상담 건수 3만8197건)이었다. 2019년 6183명과 비교하면 상담 인원이 5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직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경찰관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 1~8월 전국에서 경찰관 2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동안 세상을 떠난 22명에 육박하는 수치로, 경찰관 정신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찰관은 2023년 24명, 2022년 21명, 2021년 24명이다. 최근 5년을 합치면 111명에 달한다.

마음동행센터 상담사들도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상담사 인원을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상담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센터 상담사는 36명으로 1인당 연간 470명(1061회)을 상담했다.

경찰관은 높은 직무 위험성과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률이 높은 직군으로 꼽힌다. 특히 대형 참사에 투입된 경찰관들의 트라우마는 단기간에 치유되지 않는 만큼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 추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출동·지원 인력 중 희망자 327명에게는 그해 12월 9일까지 340회 심리상담 지원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 중 희망자 1378명을 대상으로도 올해 3월까지 1390회 심리상담이 지원됐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 공무원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경찰청은 올해 추가 심리상담 지원에 나섰다.

상담을 꺼리게 만드는 조직 문화 개선도 요구된다. 아울러 경찰관의 직무 스트레스, 범죄 수사, 조직 내 갈등 등 분야에서 심리학적 지식과 상담 기술을 적용하는 ‘경찰 심리학자’도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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