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을 더이상 작업복이라고 부르지 마라”
작업복 고급화 ‘심파텍스’ 등 고급 기능성 소재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등으로 기능성 겸비해 성장세
중대재해처벌법의 확대 시행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재해와 관련된 정책 강화에 힘입어 안전과 연관된 작업복 안전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워크웨어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작업복(워크웨어)은 1950~1960년대 유럽 노동자들이 입던 데님이나 면소재 작업복 스타일 옷으로 국내에서는 주로 제조업체 중심으로 회사 근무복으로 이용해왔다. 최근에는 고프코어(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기반 워크웨어가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등 다양한 의류에 활용돼 대중적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국내 워크웨어 시장은 약 1조~1조5000억원 규모로 불경기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산업 최우선 가치는 사람이며 그 중심에는 근로자 안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워크웨어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벤은 1992년부터 작업복을 제작한 전문기업으로 ‘컴퍼니 웨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며 워크웨어 시장의 고급화를 이끌고 있다. 지벤은 각 업체 분야별 근무 조건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기능성제품을 개발해 최적화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디자인 개발부터 소재까지 최고의 컴퍼니웨어를 생산하기 위해 2010년 인도네시아에 최신 설비를 갖춘 자체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특히 독일의 친환경 기능성 소재 ‘심파텍스’(sympatex)를 적용하며 지벤은 기능성 워크웨어 고급화와 함께 지속성장의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1986년 독일에서 선보인 심파텍스는 뛰어난 방수·투습 기능과 함께 자원재순환을 대표하는 기능성 소재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심파텍스는 미세 다공형이 아닌 친수성과 소수성을 지닌 역삼투압을 사용해 방풍 방수 투습 등 탁월한 기능성으로 의류 신발 텐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또 신축성도 뛰어나 니트 등 다양한 소재에 적용이 가능하며 물세탁이 가능한 기능성 소재로 보관과 관리가 용이해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워크웨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인 2024년 1986년 이후 38년만에 정비 항공우주 화물 램프 등 안전 현장 유니폼을 전면 교체하면서 ‘심파텍스’를 선택했다.
대한항공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방침에 따라 유럽 최고 친환경 인증 시스템인 ‘블루사인’과 ‘오코텍스-스탠다드 100’으로부터 공인된 친환경 기능성 소재인 심파텍스를 동계 점퍼에 적용했다.
특히 심파텍스는 불규칙한 환경에서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게 특징이다. 폐기 후 땅속에서 유독성 물질을 내뿜지 않고 100% 자연 분해 되며 재활용도 가능하다.
코오롱FnC 볼디스트는 2020년에 출시, 고기능성 소재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디자인을 선보이며 국내 워크웨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리얼 워커와 함께 하는 리얼 워크웨어’라는 슬로건 아래 현재까지도 약 200팀 이상 작업자들과 상품개발을 함께 하면서 워크웨어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결하고 있다.
볼디스트의 가장 큰 장점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과 베임방지 및 냉감 기능성 소재 ‘포르페’를 사용해 볼디스트만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굴지 시험 연구기관과 함께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수치화하는 등 신뢰성 확보에도 앞서 나가고 있다. 또 볼디스트는 기능성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워크웨어 수준을 한 층 더 끌어올리는 동시에, 시장확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출시이후 매해 2배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일하는 노동자와 혁신가,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는 모든 이들의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들 작업 환경 속 안전과 편안함을 위한 작업복 ‘워크웨어 컬렉션’을 출시하고 있다. 2017년 첫 출시된 워크웨어 컬렉션은 끊임없는 현장시험과 연구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입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거듭 개선해오고 있다.
친환경 섬유인 헴프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유기농 순면 캔버스 등 원단을 사용해 노동자 움직임을 고려한 내구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안했다. 주원단인 산업용 ‘헴프’(마 섬유)는 수세기 동안 밧줄과 선박 돛 캔버스 등에 사용한 천연 원단이다. 특히 재배 과정에서 물 사용량이 적고 합성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며, 토양의 영양소를 회복시킬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이다. 일반 캔버스 원단 대비 내마모성이 25% 더 뛰어날 뿐만 아니라 튼튼하면서도 가볍고 길들일 필요 없이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워크웨어는 단순한 근무복이나 작업복의 개념에서 벗어나 회사 정체성과 직업 전문성을 표현해 근로자로 하여금 기업의 소속감과 직업 자긍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며 “이런 인식변화가 작업복 고급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