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균열, 시장은 의견 분포에 촉각
25bp 금리인하 유력 속
매파·비둘기파 의견 충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만장일치보다는 내부 이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정책 신뢰성과 시장의 안정성 모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양측의 압박 사이에 끼어 있다. 일부 이사들은 고용지표 악화를 이유로 0.5%포인트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반대로 시카고·세인트루이스·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들은 물가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을 들어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 담당 국장 출신인 빈센트 라인하트 BNY 인베스트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양쪽에서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의장이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정책 정당성이 약하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이번 표결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세 갈래로 갈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위원회가 정치적 압박과 거시경제 논쟁이 교차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의 사임을 요구하며 연준을 강하게 압박해왔고, 연준 내부의 갈등은 이러한 정치적 요인과도 맞물려 있다.
여기에 스티븐 미란의 합류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FT는 15일 상원이 50 대 44로 1차 표결을 통과시켜 본회의 인준을 앞두고 있으며, 인준이 확정될 경우 그는 이번 회의부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미란은 청문회에서는 일시적으로 해당 직무를 휴직하고 연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함께 0.5%포인트 이상의 인하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논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은 표결 양상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매파적 성향의 동결 주장이 다수로 드러난다면, 인하 자체가 단행되더라도 향후 추가 완화 여지가 좁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반대로 비둘기파의 0.5%포인트 인하 주장이 크게 부각된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예상보다 깊다는 해석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 둔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을 상쇄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물가 지표가 여전히 불안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위원회 내 중도파와 매파가 추가 완화 경로에 신중할 것”이라며 이번 점도표가 크게 갈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회의는 결국 0.25%포인트 인하라는 결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 의견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압박과 내부 분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