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450억달러 증발, 신뢰 흔들

2025-09-17 13:00:15 게재

실적 급감, 목표치 하향

신차 출시가 회복 열쇠

중국 전기차업체 BYD가 최근 주가 폭락으로 450억달러 규모의 기업가치가 증발하며 투자자 신뢰 회복에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

불과 넉 달 전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홍콩 상장 주가는 30% 이상 추락했고, 블룸버그 14일(현지시간) 집계에 따르면 BYD에 대한 매도 의견은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시장은 BYD의 과감한 할인 공세 전략에 점점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베이징 당국도 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과도한 경쟁, 이른바 ‘내권 경쟁’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틈을 타 지리자동차와 절강 리프모터 등 경쟁사들은 점유율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실적도 흔들렸다. BYD의 6월 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 급감해 3년여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연간 인도 목표를 기존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낮췄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려면 남은 넉 달간 170만대 이상을 팔아야 하는데, 제품 라인업 노후화와 새 규제 환경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신차 출시가 주가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BYD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일부 모델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했으며, 반면 지리와 리프모터는 최근 신차 성공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 시장에서는 성과가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BYD의 올해 해외 판매량은 90만~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초 경영진이 제시한 80만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현지 생산 확대와 신차 투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낮은 주가 매력도 있다. 현재 주가는 선행 주가수익비율 17배로, 최근 3년 평균인 20배를 밑돈다. 동시에 옵션 거래량은 6월 대비 세 배 늘어난 60만 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변동성을 크게 점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중국내 신차 출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디자인과 가격 전략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 모델에도 BYD의 ‘갓스아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고, 배터리 성능 개선과 플러그인(외부충전식) 하이브리 드 차량 주행거리 확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펀드매니저는 “BYD가 단순한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바뀐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실적은 아쉽지만 투자자들이 회사를 다시 평가하기 시작하면 주가도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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