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벤처기업 비중 감소세…서비스업 확대 흐름
벤처기업협회, 최근 10년간 산업구조 분석보고서
2024년 67.6%→2024년 54.5%, 10년간 축소돼
신규벤처 4년 연속 줄어 … 제조업 하락이 원인
벤처기업 산업구조가 변했다. 제조벤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신규 벤처기업도 4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산업의 혁신동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발간한 ‘벤처기업 산업구조 변화 분석’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최근 10년간(2014~2024년) 국내 벤처기업 산업구조의 변화를 추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은 2014년 2만4636개에서 2024년 3만5857개로 증가했다. 연평균 3.8%의 성장률을 보였다.
벤처기업 수가 가장 많은 업종은 소프트웨어개발이다. 전체 벤처기업 중 13.7% 비중(2024년 기준)을 차지하며 10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정보통신과 기타서비스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7.9%, 5.7%다.
연평균증가율이 10% 이상 증가한 업종은 △연구개발서비스(19.1%) △도소매(16.0%) △IT기반서비스(14.8%) △에너지(10.5%) 등이다. 반면 감소한 업종은 △자동차(–2.4%) △방송기기(–1.7%) △제약(–0.9%) △금속(–0.5%)이다.
벤처기업 수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2014년 21위에 불과하던 연구개발서비스는 2024년 4위에 올랐다. 18위였던 도소매는 6위로 껑충 뛰었다. 9위 음식료는 5위, 7위 정보통신을 3위로 상승했다. 같은기간 기타제조는 3위에서 7위, 금속은 5위에서 13위, 전자부품은 6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기업수 1위 소프트웨어개발업 =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비교하면 제조업 벤처기업은 연평균 1.6% 늘었다. 서비스업은 연평균 7.4% 성장했다. 이는 제조업의 하향세, 서비스업의 성장세로 나타났다. 2014년 제조업 벤처기업은 전체의 67.6%(1만6658개사)를 차지했다. 2024년에는 54.5%(1만9544개사)로 13.1%p 축소됐다. 서비스업 벤처기업은 같은기간 30.3%(7472개사)에서 42.6%(1만5262개사)로 12.3%p 이상 확대됐다. 기업수는 2배 이상 늘었다.
상위 15위 내 업종 중 △자동차 △반도체 △섬유가 10년 후 사라졌다. 그 자리에 연구개발서비스 △도소매 △기타 업종이 차지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10년간 연평균 감소율은 2.4%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자동차용 신품 부품 제조업’ 기업은 2014년 502개사에서 2024년 236개사로 절반 이상 줄었다.
과거 제조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벤처기업 산업구조가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그 중심에는 IT·소프트웨어 등 기술기반 서비스업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신규 벤처기업 수가 4년간 연속 줄고 있다. 한국산업의 혁신동량이 사라지고 있어 우려된다.
연간 신규 벤처기업은 2014년까지 4000개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000개대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에는 6079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더니 2024년 신규 벤처기업은 4708개사에 그쳤다.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신규 벤처기업 진입 감소 원인으로 ‘제조업의 하락세’를 꼽았다. 신규 벤처기업 연평균 감소율(2020~2024년)에서 제조업은 -10.4%, 서비스업은 –2.2%로 집계됐다. 2024년 신규 제조업 벤처기업은 2072개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2605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기술기반 산업에 특화 = 벤처기업이 기술기반 산업에 특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은 △제조업(전체 기업의 56.4%) △정보통신업(24.0%)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0.1%) 등에 집중됐다. 반면 전체 산업은 △도매 및 소매업(25.2%) △숙박 및 음식점업(13.8%) △운수 및 창고업(10.7%) 비중이 높다. 산업구조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이 기술기반 산업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벤처기업 중심축도 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반산업 벤처기업은 2014년 1만2177개에서 2024년 1만7061개로 연평균 3.4% 증가세를 보였다. 첨단산업 벤처기업은 같은기간 1만1953개에서 1만7745개로 연평균 증가율을 4.0%였다.
2021년 첨단산업 비중이 48.9%로 일반산업(48.3%)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4년에도 49.5%로 일반산업(47.6%)보다 여전히 높다. 이는 △소프트웨어개발 △정보통신 △기타서비스 등 3대 업종의 쏠림현상으로 나타난다. 3대 업종은 2021년(29.8%) 이후 비중이 매년 늘어 2024년에는 32.1%에 이르렀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정책 재설계, 규제 개선, 지원체계 고도화를 추진해 벤처산업의 질적 성장과 국가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