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10곳 중 8곳, 의료인 ‘정원 미달’
35곳 중 16곳 의사 , 25곳 간호사 부족 … 수련병원 지정된 19곳 전공의 없어
지방의료원 10곳 중 8곳은 의사나 간호사 수가 정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곳 중 16곳에서는 의사가, 25곳은 간호사가 부족하다. 그리고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19곳에는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의사제를 추진하는 정부로선 해결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 비례)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서울의료원을 포함한 전국 35개 공공의료원의 의사 수는 총 1343명으로 나타났다. 정원(1451명)에 못 미친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무려 16곳이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료원(67.7%)과 대구의료원(72.7%) 등 대도시 거점 의료원조차 정원이 크게 부족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충원율이 55.6%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간호사가 부족한 병원은 더 많았다. 지방의료원 간호직 전체 정원은 8262명이다. 현재 근무 인원은 이보다 593명 적은 7669명이었다. 35곳 중 25곳(71.4%)의 의료원에서 간호사 수가 정원에 못 미친 셈이다.
35개 의료원 중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채워졌거나 정원보다 많은 곳은 20%인 7곳에 그쳤다. 나머지 28곳(80%)은 의사 또는 간호사 부족을 겪고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가 둘 다 정원에 못 미치는 곳은 13곳이었다.
김선민 의원은 “지역·계층·분야와 관계없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의료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역·필수의료가 공백 상태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19곳에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공동수련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전국 지방의료원 의사직 정원 및 현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23곳 가운데 19곳은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지방의료원 수련 기능이 사실상 붕괴되었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전국 지방의료원 23곳의 전공의 정원이 2023년 143명에서 2024년 29명으로 80%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의가 0명인 지방의료원이 2023년 12월 기준 8곳에서 2024년 19곳으로 약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별로 보면 서울의료원은 83명에서 12명으로 급감했다. 부산광역시의료원도 20명에서 10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김윤 의원은 “지방의료원의 수련 기능 붕괴에 이어 의사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방의료원이 수익성이 낮은 진료를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착한 적자’를 개별 병원의 책임으로 떠넘기다 보니 인건비 지급에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 인력 유입은 막히고, 확보된 인력마저 오래 버티기 힘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제는 개별 의료기관이 따로 전공의를 모집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지역 내 의료기관이 전공의를 공동수련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만, 교육과 수련의 질을 보장하고 인력 확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