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알리 동맹…유통 판 흔든다

2025-09-19 13:00:01 게재

이용자수 1900만명 거대 이커머스 출범 … G마켓 판매자 해외진출 길 열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알리바바)이 손잡고 만든 합작법인(JV)이 기업 결합 승인을 받고 공식 출범한다. 합작법인 자회사인 G마켓은 알리바바 전 세계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자 해외진출을 올해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18일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합작법인은 양사 고객정보와 데이터 관리에 대한 자진시정 조치를 기반으로 최종 승인됐다.

이용자 수 19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e커머스 합작법인이 출범하게 됐다.

합작법인 승인 직후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한국 판매자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양사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는 상품 선택 폭을 크게 늘려주고 첨단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판매자 역량과 고객 만족 모두 높이는 독보적인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합작법인 청사진이다. 합작법인은 G마켓과 함께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알리익스프레스)를 자회사로 둔다. 두 회사는 각각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업하게 된다.

합작법인 출범에 따라 G마켓은 판매자들 해외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G마켓에 등록된 약 60만 판매자들은 올해 안에 해외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G마켓 판매자들이 해외에 판매할 상품은 약 2000만개다. 상품 대다수는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이란 점에서 상당한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첫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 나라다. K팝과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와 선호도가 높은 곳들이다.

동남아에 이어 유럽 남아시아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개 국가 및 지역시장으로 판로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G마켓 판매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상품 코너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판매채널은 늘어나고 알리익스프레스 고객들 상품 선택 폭은 한층 넓어진다. 알리익스프레스의 ‘K-베뉴’ 채널은 올해 7월 거래액이 1년 전보다 290% 이상 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질적 성장’에도 더욱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크로스보더 직배송’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3~5일 내 해외 직구 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한국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협력해, TIPA 지식재산권 침해 점검 데이터를 국내 최초로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난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세계그룹과 G마켓과 협업을 통해 한국 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소비자 편익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G마켓은 알리바바가 쌓아온 첨단 기술 인프라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알리바바는 글로벌한 유통망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 AI 오픈소스 모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와 알리바바는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도 빈틈없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합작법인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외 판로를 확장하고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독주 체제를 갖춘 쿠팡의 강력한 경쟁자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신세계그룹 노하우와 알리바바의 막강한 자금력 및 IT 기술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합쳐지면서 e커머스 시장을 흔들 복병으로 떠올랐다고 보고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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