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눈 건강을 위한 올바른 눈 검진
우리 신체 가운데 현대사회에서 가장 혹사당하는 기관이 어디냐고 물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눈’이라고 대답할 듯하다. 깨어있는 시간 중 우리 눈이 편안히 쉬고 있을 때가 하루 중 몇시간이나 될까. 어린 아이부터 학생들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중장년층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우리 눈은 거의 항상 일을 하고 있다.
눈이 불편하고 시력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자각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눈 건강에 대해서 염려하면서도 정작 안과검진을 받는 데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눈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나이에 맞는 눈 검진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눈 검진은 영유아 시기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영유아검진 항목에 문진 및 시력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이 시기에 주요한 안질환인 사시 약시 굴절이상 선천이상 등을 발견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만 3~4세경 첫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생을 책임질 시력이 완성되고 결정되는 시기는 만 6~7세경으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이르다. 따라서 사랑하는 자녀의 눈 검사는 늦어도 초등학교 취학 전에는 받는 것이 필수이며,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빠를수록 시기능이 개선되는 정도도 효과적임을 기억해야 한다.
3대 실명질환 2014년 대비 56% 늘어
학동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안구가 성장하면서 굴절이상이 급격히 변하는 시기를 겪는다.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근시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하고 이후로도 시력이 점차 나빠지는 것을 경험한다.
어릴 때부터 학습량이 많고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의 사용시간이 긴 우리나라 아이들은 근시 진행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아 1년에 한두 차례 정기적인 눈 검진을 통해 안경도수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근시억제치료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잘 살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만 18세경이 되면 안구의 성장도 멈추고 굴절력도 더 이상 변하지 않게 되면서 라식수술과 같은 굴절이상을 교정하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컴퓨터 업무나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직장인과 특히 렌즈를 장기 착용하는 경우 건성안으로 인한 눈의 피로 이물감 충혈 등을 겪을 수 있다.
40~50대에 이르면 노안이 시작되어 우리 눈의 조절력이 감소하면서 가까운 글씨가 점차 잘 안 보이는 증상을 겪게 된다. 실명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위험이 점차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3대 실명질환을 포함한 중증 안질환 발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3대 실명질환으로 진료중인 우리나라의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약 370만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여 약 5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 환자수도 2019년 약 20만명에서 2024년 약 51만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녹내장은 안압을 하강시키는 안약을 점안해 진행을 막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기에 대표적으로 조기발견이 강조되는 질환이다.
새로운 치료약물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망막질환도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되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눈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러한 질환들은 비교적 간단한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 및 시신경의 이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발견해낼 수 있기에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안저검사를 실명예방을 위한 기본검사로 권고하고 있다.
평생 걸쳐 정기적 안과검진 필요
대한안과학회에서도 ‘3대 실명질환, 안저검사로 한번에 빠르고 쉽게’란 슬로건을 내걸고 안저검사를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도입하는 정책이 수립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들 질환들은 나이가 들면서 진행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한번의 검사 결과가 정상이었다고 하더라도 방심해서는 안되며 평생에 걸쳐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에만 발견할 수 있다면 실명까지 가는 여러 눈 질환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100세 시대, 혹사당하고 있는 우리의 눈 건강을 평생토록 지키고자 한다면 정기적인 눈 검사가 필요하다. 어린 자녀부터 부모님까지 온 가족이 함께 눈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 건강한 눈으로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