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 2천억달러 시장 열린다

2025-09-22 13:00:33 게재

스타링크, 8천기 가동

미국 통신사 협업 가속화

저궤도 위성(LEO, Low Earth Orbit)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위성통신 산업의 잠재 시장 규모가 약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무선통신, 초고속 인터넷, 국방 분야만 합쳐도 800억달러 규모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와 경쟁사인 AST 스페이스모바일(AST SpaceMobile, ASTS) 같은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마켓와치는 전망했다.

BoA는 저궤도 위성을 지상에서 고도 1200마일(약 1900㎞) 이하 궤도에 머무는 위성으로 정의했다. 최근 민간 기업들이 이 영역에 적극 뛰어들면서 통신과 국방을 아우르는 전략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지상 트랜시버와 통신하는 7600기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려 글로벌 인터넷망을 구축 중이다. 아마존 역시 ‘프로젝트 쿠이퍼(Project Kuiper)’라는 이름으로 3000기 이상 위성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ASTS는 현재 6기의 위성을 운용하며, 2026년 말까지 45~60기를 추가 발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미국 정부 계약까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국 내 대형 이동통신사들의 이해관계도 맞물린다. AT&T와 버라이존 같은 통신업체들은 위성을 활용해 통신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구독형 서비스나 사용량 기반 요금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때문에 ASTS와 함께 위성-기반 ‘셀룰러(스마트폰 직접 연결)’ 기술을 시험해오고 있고, 영상통화 시연에 성공했다.

저궤도(LEO) 위성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스페이스X는 비상장으로 일반투자 접근이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 수혜를 받는 ASTS 주가는 (작년 9월 18일 종가 3.81달러 기준으로) 최근 2년 새 10배 이상 급등하며 S&P500 지수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BoA는 “저궤도 위성 기업들은 공공시장에서 드물게 명확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분야”라며 성장성을 강조했다. 월가 투자자들의 평균 목표가는 약 52.65달러이다.

한편, 지난 8일(현지시간) 찰리 얼건(Charlie Ergen)이 이끄는 위성통신기업 에코스타(EchoStar)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약 170억달러 규모의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를 매각한다고 발표하자, 에코스타 주가는 하루 만에 20% 가까이 뛰었다. 이번 매각에는 현금 85억달러와 스페이스X 주식이 포함된 조건부 지분이 담겼다.

시가총액 200억달러 규모의 에코스타는 이번에 AWS-4 및 H-블록(H-block) 주파수 대역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상승률이 215%에 달했다.

반면 ASTS는 3.9% 하락한 40.77달러, 이리디움 커뮤니케이션즈(IRDM)는 15% 가까이 급락한 2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스타(Globalstar)는 스펙트럼 라이선스 보유 이점이 부각되며 21.5% 급등, 37.9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에코스타의 무선 이동통신 브랜드 부스트모바일(Boost Mobile) 가입자들은 스타링크의 ‘다이렉트 투 셀(Direct-to-Cell)’ 서비스, 즉 위성과 휴대폰을 직접 연결하는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산업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막대한 발사 비용과 기술적 위험, 통신사와의 협력 여부, 정부 규제 등이 수익성 확보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글로벌 증권가는 저궤도 위성 시장이 앞으로 수년간 위성 산업의 ‘황금 광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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