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PCE(개인소비지출) 상승 여부…파월 등 연준 위원들 발언 주목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상당…유럽 재정위기 우려
코스피, 장중 3480선 돌파하며 또 사상최고치 경신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상승 여부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잇따른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하 폭과 향후 인하 경로에 대해 연준 위원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리고 있어 이들의 발언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미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가능성이 상당하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재정위기 상황도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PCE, 금리인하 경로 핵심 변수 =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2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8월 PCE 가격지수의 상승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연내 추가 2회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향후 물가 흐름과 고용 둔화 속도는 금리인하 경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PCE는 연준이 금리 결정에 중요하게 보는 데이터다.
8월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으로 지난달 2.6%에서 다시 상승이 예상된다. 전월 대비로도 지난 7월 0.2%에서 8월에는 0.3%로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근원 PCE는 4월 전년 동월 대비 2.5%에서 7월 2.9%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8월에도 2.9%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지난달 0.3%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이 중요시 여기는 근원 PCE 물가의 대체적인 상승세 둔화는 연준이 노동시장의 약세를 해결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의미”라며 “9월 FOMC에서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위험에도 연내 2회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결정이 적절한 대응이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 금리인하 기대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연말 금리 경로에 대한 의견 팽팽 = 9월 FOMC에서 발표된 연준의 점도표를 보면 연말 금리 경로에 대한 위원들의 시각은 팽팽하다. 올해 총 금리인하 횟수를 종전 2회에서 3회로 늘려 시사했지만, 19명의 위원 중 10명만이 이에 동의했다. 반면, 나머지 9명 중 2명은 올해 추가 1회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7명은 올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내부적으로 금리인하 폭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경제지표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22일(현지지산)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가 연설에 나선다. 이어 23일에는 미셸 보먼 부의장,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제롬 파월 의장이 발언에 나선다. 25일에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연설, 마이클 바 연준 이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이 잇따른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9월 FOMC 기자회견 내용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며, 미란 이사는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규모 부채 금융질서 위협 = 미국 의회는 9월 말 시한을 앞두고 새 회계연도 예산안 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 정치적 변수로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부상한 것이다.
지난주 하원은 공화당 주도로 11월 21일로 연기하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임시예산안이 모두 부결됐다. 상원과 하원은 각각 이달 29일, 10월 7일까지 휴회를 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잠재적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되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금리인하로 인한 정부의 국채이자 부담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연준의 금리인하 후 1조달러(1396조원)에 이르는 정부의 연간 국채 이자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증가했지만 관련 효과는 단기 국채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특히 발행된 국채의 약 80%는 만기가 2년~30년에 해당하고, 해당 국채에 확정 금리가 적용됨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폭이 미미해, 재정부채 우려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재정부채 관련 우려가 지속. 당국이 이자비용 감소를 원한다면 장단기 국채 발행의 비율 조정, 연준의 독립성 보장 등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관세정책, 유엔 연설에 주목 =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정책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 정책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의약품의 경우엔 다음 주 미국 내 제약회사 약값 인하 시한을 앞두고 추가적인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제80차 유엔총회가 개막한 가운데 23~29일엔 각국 정상이 참석해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고위급 회기 (General Debate)가 진행될 예정이다. 첫날인 23일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고위급 회기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관세 및 무역 협상, 국내 경제정책, 외교정책, 기후변화,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 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 대통령도 기조연설에 나선다. 주요국 정상 간 회동, 러-우 및 중동 전쟁, 팔레스타인 문제, 이란핵 등 지정학 관련 논의, 북한 대표의 연설 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중간 경제전망 발표를 한다. 지난 6월 올해 및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2.9%(-0.2%p), 2.9% (-0.1%p)로 하향 조정한 이후 이번 조정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 중에서는 미국(1.6%, 1.5%), 유로존(1.0%, 1.2%), 일본 (0.7%, 0.4%), 중국(4.7%, 4.3%), 독일(0.4%, 1.2%), 프랑스(0.6%, 0.9%) 등과 함께 한국(1.0%, 2.2%) 전망치 조정 방향도 관심이다.
◆영국 재정 불안 우려에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회계연도의 첫 달인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영국의 공공부문 차입은 누적 838억파운드(약 158조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영국 재정 불안에 따른 달러 강세에 원달러환율은 1400원에 육박했다.
22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9원 오른 1398.5원으로 장을 출발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8분 현재 1396.8에서 등락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9% 오른 97.759를 기록했다. 달러는 전주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영국 재정 적자 우려에 파운드화가 약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한미 통상협상 교착 상태도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압박이 계속 환율에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없다면 1400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 및 타결이 지연되는 한미 간 추가 관세 협상 등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된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 및 영국 등 재정 리스크관련 뉴스 등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상승 출발해 장중 3480대를 돌파하며 또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보다 18.60포인트(0.54%) 오른 3463.84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3481.96까지 상승폭을 키우며 지난 1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467.89)를 다시 썼다.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보다 22.35포인트(0.65%) 오른 3,467.59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8.32포인트(0.96%) 오른 871.43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