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 투자

2025-09-23 13:00:02 게재

데이터센터 구축 초대형 협력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39조200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합작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건설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수백만 개를 도입해 최대 10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투자가 전액 집행될 경우,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시가총액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오픈AI의 핵심 기술 개발 과정에 장기간 관여하게 된다.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약 4% 상승했다.

투자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첫 100억달러는 1GW 규모의 인프라가 배치될 때 집행되며, 당시 5000억달러로 평가된 오픈AI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약 2%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추가 투자는 향후 기업가치에 따라 이뤄진다. 오픈AI는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만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모든 것은 컴퓨트(compute)에서 시작한다”며 “컴퓨트 인프라가 미래 경제 기반이 될 것이고,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새로운 AI 돌파구를 만들어 전세계 개인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도 이번 협력을 “AI의 다음 도약”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앞서 오라클과 향후 5년간 3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자원 구매 계약을 맺었고, 브로드컴과는 자체 AI 칩 생산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초기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새로운 지분 구조 전환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10GW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토지와 설비를 포함해 최대 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6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시스템인 ‘베라 루빈’이 투입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막강한 재무여력을 근거로 이번 투자가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S&P 글로벌 비저블 알파의 멜리사 오토 리서치 담당자는 “엔비디아는 강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가 사실상 맞바꾸기라는 지적도 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마이클 쿠수마노 교수는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식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오픈AI는 같은 금액 이상을 엔비디아 칩 구매에 쓰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상쇄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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