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책임론까지…MBK 제재 수위에 영향 미치나

2025-09-24 13:00:01 게재

금감원, 홈플러스 사태 관련 중징계 조치 검토

외부 인사 참여 제재심 이후 금감원장 확정 가능

금융당국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에 중징계 제재인 기관경고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건으로 홈플러스 사태 이후 또다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어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 피해자 보호 방안 및 재발 방지 대책 간담회’에 참석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윤정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국회 온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와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 피해자 보호 방안 및 재발 방지 대책 간담회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소환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고, 롯데카드와 관련해서는 정보보안에 대한 투자 소홀로 해킹 사고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투자와 비용 투입을 최소화함으로써 단기 수익 극대화로 매각 차익에만 치중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금융당국의 제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를 통해 불건전영업행위와 내부통제 의무 위반 혐의들을 포착해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러 건의 위규 행위를 적발해 제재 수위를 중징계인 기관경고 이상으로 하는 조치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기적 부정거래혐의뿐만 아니라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조치안을 작성해서 내부 심사를 마치고 조치 예정 내용을 MBK파트너스에 사전통지하면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제재심의위원회는 대회의와 소회의로 나누어 운영된다.

대회의는 당연직위원 3명(제재심의담당 부원장, 법률자문관 및 금융위원회 안건담당 국장)과 민간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민간위원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변호사, 한국금융연구원 위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외부 민간위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민간위원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는 제재 종류와 수위에 따라 금감원장 전결 또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MBK파트너스처럼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한 기관경고 제재는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다.

금감원이 MBK파트너스에 대해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 처분을 내리면 국민연금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기관에 투자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으로 인해 MBK파트너스의 위탁운용사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국민연금의 MBK 위탁운용사 선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이 원장은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와 같은 기업인수 및 합병 후 구조조정을 한 후 되파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에 투자하거나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것은 가입자인 국민들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MBK파트너스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할 경우 사모펀드에 대해 첫 중징계 처분이 되는 만큼 제재의 타당성과 법적 근거 등 논리를 탄탄하게 구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형 로펌들을 동원한 MBK파트너스의 대응도 예상되는 만큼 논리 구성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와함께 금감원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기적 부정거래혐의 이외에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이 추가로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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