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
"중부내륙 중심도시 ‘안성’ 완성"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 사이
지리적 교통·문화·산업 잠재력 지녀
“수도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전국적 관점에서 보면 안성은 경제수도 서울과 행정수도 세종의 중간에 위치해 지리적, 교통적 이점을 두루 갖춘 도시로 남다른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이 잠재력을 발휘해 ‘대한민국 중부내륙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마련하겠습니다.”
김보라(사진) 경기 안성시장은 “안성은 그동안 ‘수도권 남단의 도농복합도시’로 인식돼 왔으나 이제 균형발전·지방자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실제 각종 지표를 보면 안성은 ‘강소 도시’다. 지난해 지역 경제활동 지표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6269만원으로 경기도에서 5위를 차지했고 약 19억2000만 달러를 수출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인구는 최근 5년간 평균 1.29%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을 포함하면 현재 20만8000여명이다. 김 시장은 “지역을 대표할 만한 대기업은 없지만 중소 규모의 작지만 알찬기업들이 많고 빈부격차가 크지 않다”며 “젊은층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사회조사 결과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회조사 결과 삶의 만족도는 만족 57.4%, 보통 33.5%, 불만족 9.1%였다.
◆“교통이 곧 삶의 질로 이어진다” = 이처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으로 정주 여건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안성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어 대중교통 불편이 단골 민원이었다. 김 시장은 “교통이 곧 삶의 질로 이어지는 만큼 시민 누구나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선 서울 강남역을 오가는 광역버스 2개 노선과 수원 성남 동탄 등 주요 도시로 가는 버스노선을 신설했다. 올해 6월부터 서울 송파행 광역버스, 8월 1일부터는 청주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도 개통됐다. 올해 1월 안성~구리(포천~세종)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수도권내륙선, 평택부발선, 송파~청주공항 철도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시장은 “2023년부터 전 시민 무상교통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교통취약지역엔 수요응답형 ‘똑버스’와 행복택시를 운행 중”이라며 “지난 7월부터는 시내순환버스를 도입, 학교 병원 도서관 등 시내 주요시설을 주차 걱정 없이 갈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 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해 평생학습관, 공감센터, 환경교육센터, 경기안성뮤직플랫폼, 도시바람길 숲, 국민체육센터, 작은도서관, 미디어센터 등 분야별 공공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했다. 김 시장은 “안성은 수도권이지만 농촌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일자리와 문화·복지·교육시설이 많아지니 이제는 젊은이들도 살기 좋은 도시란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농축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 =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첨단산업 유치 및 맞춤형 인력 양성은 인구 증가의 핵심 요인이다. 김 시장은 전통적인 농·축산업으로 대표된 안성의 산업구조를 첨단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동신일반산단은 2023년 정부가 지정한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로 1만6000여명의 고용창출과 2조4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사업이다.
이를 위해 안성시는 조직개편 및 로드맵 수립, 지역대학 간담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반도체 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서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어 5000억원 규모의 투자업무협약을 맺고 관련기업 유치에도 나섰다.
김 시장은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과 동시에 구인난 해소를 위한 인력양성센터, 연구개발기업 유치, 테스트베드(실증) 3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산단 인허가 관련 농업진흥구역 해제 문제가 큰 과제인데 농림부 산업부 등 관련부처와 대안을 찾아가며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국가산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부품과 장비가 제때 조달돼야 하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부족한 소부장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소부장특화산단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기업인들에게 용인 반도체산단과 인접한 안성 산단은 땅값이 절반 수준이고 지역에 대학도 5개나 있어 구인 문제도 없다고 설명하면 놀란다”며 “안성의 강점을 알려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의 전통문화를 세계로” = 김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문화·관광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안성은 올해 수도권에선 최초로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안성의 전통문화를 세계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예가들과 콜라보를 이뤄 작품을 만들고 전통 장인들과 현대적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프랑스 공예대전 전시에 참여하는 식이다. 김 시장은 “동아방송예술대, 중앙대 등 지역 대학을 나와 안성에 자리잡은 문화예술 인재들이 많다”며 “‘문화도시 안성’의 콘셉트는 일상에서 향유하는 문화, 예술가들이 지역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안성을 대표하는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올해는 시민 편의와 축제의 즐거움을 더하고자 테마별 공간과 부스 위치를 재조정하고 2025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해 어느 때보다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김보라 시장은 “그동안 시민들과 함께 도시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고 자부한다”며 “남은 시간 ‘이전보다 살기 좋아졌다’ ‘내 삶이 풍요로워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