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스타, 스페이스X 간접 투자 기회

2025-09-25 13:00:17 게재

스펙트럼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위성·IoT 사업 집중

에코스타(EchoStar)가 보유 중이던 무선 스펙트럼을 AT&T와 스페이스X에 매각하기로 했다. AT&T와의 거래는 8월 26일, 스페이스X와의 거래는 9월 8일에 각각 발표됐다.

에코스타는 AT&T에 약 230억달러 규모의 중·저주파수 스펙트럼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AT&T는 5G 네트워크 확장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 통신 시장은 버라이즌, AT&T, T모바일 3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규제 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DoJ)가 경쟁 약화를 이유로 심사를 개시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면 무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조건부 승인이나 일부 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

스페이스X와의 거래 규모는 약 170억달러다. 세부 조건은 현금 85억달러와 스페이스X 지분을 주당 212달러에 85억달러 상당이 포함되며, 에코스타가 일부 부채 이자(약 20억달러)를 2027년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이로써 에코스타는 단기적으로 약 315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동시에 약 85억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도 손에 넣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상장사 스페이스X의 가치 상승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셈이다.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가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 유니콘으로, 이번 매각을 통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 품질을 개선하고 주파수 혼간섭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에코스타는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부채를 줄이고, 위성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연결망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기업가치 재평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통신·위성 산업이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이번 현금 유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신사업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매각은 스펙트럼이 단순한 보유 자산에서 벗어나 전략적 거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FCC 역시 비효율적 보유를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거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에코스타의 스펙트럼 매각은 단기 현금 유입과 재무구조 개선, 중장기 사업 집중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왔다. 아울러 투자자들에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우량 기업인 스페이스X의 성장 궤적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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