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외국인 투자 장애 요소 다 바뀔 것”
방미 마지막날 뉴욕증권거래소 찾아 ‘대한민국 투자서밋’
월가 투자자 만나 3차 상법 추진 등 체질개선 노력 홍보
“북 ICBM 기술개발 막바지 … 국방비 대폭 늘릴 것”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마지막 일정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는 ‘세일즈 외교’였다. 이 대통령은 3차 상법 개정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는가 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투자 장애 요소를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저평가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월가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 모두발언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향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2차 상법 개정을 통해 기업 내 의사결정에 주주들이 공평하게 참여하게 만들어놨고, 3차 상법 개정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될 일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외에도 합리적 의사결정, 합리적 경영이 이뤄지게 하는 데 필요한 제도들은 예외 없이 다 도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엄단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불투명성, 예를 들면 주가조작,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 아주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엄중 대응해서 부당 거래로 인해 부당 이득을 얻을 수 없게 만들 것”이라며 “주가조작을 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면 패가망신한다, 완전히 망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모건스탠리 지수(MSCI 선진국 지수)에 아직 편입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MSCI에 편입되지 못한 것의 핵심은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며 “아주 빠른 시간 내 해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데 장애요소가 있던 게 사실인데 다 바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안보 리스크 관련해선 국방비 대폭 증액 등을 통한 자주 국방 비전을 내놓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의 군사적 대치로 인한 불안정성 탓에 한국이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며 “새 정부는 정치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진단하며 이를 중단시키고 비핵화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국방력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빼더라도 자체 군사력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도 한국의 국방비가 1.5배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요청도 있었지만, 그와 관계없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며 “한 나라 국방은 그 나라가 자체적으로 다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이날 오전 뉴욕증권거래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린 마틴 회장을 비롯한 거래소 임원진과 환담을 하면서 새 정부의 자본시장 발전 및 혁신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개장시간인 오전 9시30분에 맞춰 거래소에 마련된 종을 직접 울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를 했다.
한국 자본시장을 홍보하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방미 일정 중 마지막으로 소화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성남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욕=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