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도 쿠팡 판매 수수료에 허리 휘어

2025-09-29 13:00:01 게재

주요 업체 판매량 67% 장악, 수수료 10.6%

네이버 대비 3배 넘고, 정산 마무리는 두달

쿠팡의 지난해 농수산물 판매액이 6조원에 육박,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민 입장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판로지만 경쟁사 대비 최대 3배에 달하는 쿠팡의 판매 수수료가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9일 쿠팡 등 6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 업체는 지난해 농축수산식품 판매로 8조9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쿠팡은 5조8646억원어치를 판매해 전체의 약 67%를 차지했다. SSG닷컴(2조8467억원) 네이버(1287억원) 11번가(447억원) G마켓(217억원) 옥션(7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사실상 과점 상태인 쿠팡의 높은 수수료율과 긴 정산주기로 인해 농가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쿠팡은 농축수산식품에 대해 10.6%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정산 주기도 총판매 금액의 70%를 판매 후 15일, 30%를 판매 후 두 달 뒤 지급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수료가 3%, 정산 주기는 3일 이내라고 서 의원은 말했다.

서 의원은 “농축수산식품 유통 실태를 파악해야 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시장 집중 현상을 감독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모두 온라인 농축산식품 판매액 점유율을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는다”며 “농수축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특정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불리한 운영 조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중소기업중앙회가 배달·숙박앱, 온라인쇼핑몰 등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온라인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조사’에서도 광고비, 거래 수수료 등 총 비용을 가장 많이 내는 온라인플랫폼으로 지목됐다.

자료에 따르면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일부는 매출액의 최대 41%를 광고비, 거래 수수료로 낸다고 답했다. 또 입점업체의 34%는 거래확정 후 51일 이상이 지나서야 정산대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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