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난공불락 진입장벽 구축”

2025-09-29 13:00:01 게재

지능경제 시대 예고

오픈AI 초강세 예측

인공지능 반도체 업계의 거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AI 플랫폼 전략을 공개하며,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난공불락의 해자를 구축했다고 자신했다.

이 인터뷰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진행됐으며,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달러(약 139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그는 기술적 우월성과 함께 미국 사회의 근간인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예리한 의견을 제시했다.

젠슨 황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더 이상 단순히 GPU(그래픽처리장치)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쟁력의 핵심이 칩 그 자체를 넘어선 AI 플랫폼에 있다고 밝혔으며, 과거 CPU 성능 경쟁을 상징하던 무어의 법칙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예전에는 칩만 빠르게 만드는 박스 안의 혁신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칩의 속도 개선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박스 밖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이룩한 핵심 성과는 GPU와 함께 개발한 칩 네트워킹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를 결합해 종합적인 성능 개선을 달성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극한의 협업 디자인(Extreme Co-design)과 기술적 노하우의 축적이 경쟁사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진입 장벽, 즉 해자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과거 모터가 인간의 육체 노동을 대체했듯이 지식 노동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0조달러 규모의 인적 지능 기반 경제가 AI로 인해 크게 확장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이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라 전 세계 지능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축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대만 출신 이민자인 젠슨 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에 대해서도 신중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민이 미국 경제와 엔비디아 성장의 필수 토대라고 강조하며, “불법 이민 차단은 필요할 수 있지만, 합법 이민 확대가 미국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을 불편하게 하거나 특정 국가 인재를 겨냥한 강경책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미국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최상위 인재 유치를 위한 세심한 균형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AI라는 열차가 기하급수적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열차에 탑승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CNBC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젠슨 황은 25일 미국 기술 투자자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비지투(BG2)에서 오픈AI가 차세대를 대표하는 수조 달러급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최근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와 업계 상호투자에 대한 회의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I 업계 상호투자 자금조달 우려나 하드웨어 투자 편중 논란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의 승부는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는 논리로 맞섰다. 그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빨라지면 일반 그래픽카드와 전문가용 컴퓨터의 세대교체 속도에 영향이 생길 수는 있지만, 이를 거품 신호가 아니라 다음 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징후로 본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픈AI의 급격한 규모 확대와 이를 뒷받침하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선투자가 인공지능 성장의 다음 단계를 연다는 전망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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