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재건·복원센터’ 신설·본격 운영
두경부·유방·상하지 특화 클리닉으로 환자 맞춤형 재건 시스템 강화
한양대학교병원(원장 이형중)이 ‘재건·복원센터(Reconstruction & Restoration Center)’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센터 출범은 단순한 진료 과목 확장을 넘어, 암·외상·당뇨합병증 등으로 신체 일부가 손상된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는 큰 발걸음이다.
29일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의학기술의 발전과 조기 진단 향상으로 암이나 외상 환자의 생존율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치료 이후 남는 신체 결손과 기능 장애는 여전히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과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두경부암 수술은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외형뿐 아니라 말하기·삼키기·호흡 같은 기본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 여성암 1위인 유방암 또한 치료 과정에서 유방 절제가 빈번해 환자에게 심리적 충격과 자존감 저하를 남긴다. 당뇨발, 골수염, 근골격계 육종 등은 경우에 따라 상하지 절단으로 이어져 심각한 기능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한양대학교병원은 환자들의 필요에 대응해 재건·복원 의료의 전문성과 통합 시스템을 한데 모은 전담 센터를 신설했다.
한 번의 수술로 치료와 복원을 동시에 재건·복원센터는 △두경부 △유방 △상하지 세 분야를 중심으로 클리닉을 운영하며, 다학제 협진 기반의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여러 차례 진료과를 방문하거나 별도의 수술 일정을 기다릴 필요 없이 한 번의 수술에서 치료와 재건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줄이고, 치료 후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협진 체계를 갖춘 센터에는 성형외과 김연환 교수(센터장), 장란숙 교수, 김지영 교수를 중심으로 이비인후과, 외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특히 김연환 교수는 국내 ‘미세수술 재건’ 분야의 권위자다. 사고·암·감염 등으로 신체에 심각한 결손이 생겼을 때 시행하는 천공지피판술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옆구리 피판 이식 기법을 도입해 평균 수술 시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시키면서도 높은 생착률을 기록했다. 또한 두경부암 절제 후 재건 수술에서도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실력을 자랑한다.
장란숙 교수와 김지영 교수는 유방 재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두 교수는 환자의 연령, 암의 진행 정도, 치료 방식, 개인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재건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외형 복원을 넘어 심리적 상실감과 불안을 최소화하며, 환자의 신체적 회복과 자존감 회복까지 지원한다.
센터에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유리피판술(자신의 다른 부위 조직을 떼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수술은 미세한 혈관 연결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지만, 센터 의료진들은 수천 건 이상의 경험을 통해 90% 이상의 성공률과 거의 100%에 가까운 생착률을 달성했다. 수술 시간 단축, 빠른 회복, 높은 미용적·기능적 만족도까지 실현하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김연환 센터장은 “재건 수술은 단순히 신체 일부를 되살리는 기술이 아니라, 환자가 이전의 삶을 다시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포기하는 순간 소중한 신체 일부를 잃을 수 있어 살릴 수 있다면 반드시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학교병원은 이번 재건·복원센터 개소를 계기로 국내 재건 의료의 허브를 목표로 환자 맞춤형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내외 환자 유치와 학문적 연구를 동시에 추진해 더 많은 환자들이 ‘다시 일어서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