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비판에도… 대통령실, 국감 앞 조직개편
김현지 비서관, 1부속실장으로 … “국감 출석, 국회 뜻 따라”
성남라인 연쇄 이동 … 총무비서관 윤기천, 대변인 김남준 이 대통령, 오늘 부산서 세번째 한일정상회담 ‘셔틀외교’
새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29일 대통령실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국감 출석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김현지 총무비서관은 그간 국회 출석 사례가 드물었던 1부속실장으로 인사이동했다. 야당에선 “국감 회피용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서면 브리핑 자료를 통해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대통령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좌하고 유능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조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이른바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경기·성남 라인 인사들은 연쇄 이동했다. 김 비서관이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총무비서관 자리는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채웠다. 김혜경 여사의 일정 등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장 자리는 당분간 후임 인사 없이 유지될 예정이다.
김남준 1부속실장은 신임 대변인으로 발탁돼 강유정 대변인과 함께 2인 대변인 체제를 이끌게 됐다. 전례가 드물었던 2인 대변인 체제에 대해 강 비서실장은 “대변인을 추가해 대국민 소통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또 홍보소통수석 산하에 있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비서실장 직속으로 바꾸고, 정책실 산하의 정책홍보비서관실과 홍보소통수석 산하의 국정홍보비서관실을 통합했다.
정무수석 산하에는 정무기획비서관을 신설했고, 비서실장 직속에는 국정기획자문단을 둬서 국정과제를 챙기도록 했다. 앞서 신설된 인사수석 산하에는 인사비서관과 균형인사제도비서관을 두기로 했다.
국감 목전에 실시된 이번 인사에 대해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만사현통’(모든 것은 김현지 비서관을 통한다)이라며 김현지 비서관의 국감 출석을 주장해 왔다.
이날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기 사람 지키기’와 내년 선거 준비만 앞세운 전형적인 ‘자리 바꾸기 꼼수’에 불과하다”며 “(김 비서관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오지 않기 위해 인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은 보직과 상관없이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라고 국감 출석과 관련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후 부산으로 옮겨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세번째 한일정상회담을 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방일에 대한 일본 총리의 답방이 한달여 만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셔틀외교가 복원·정착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정부 출범 3개월여 만에 한일 정상 간의 상호방문을 완성해 소통과 협력의 선순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천명됐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이 한국 내 서울 아닌 타도시에서 만나는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제주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21년 만이다.
이시바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위 실장은 “이시바 총리가 퇴임한 후에도 일본 정계의 중진의원으로 계속해서 한일관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